대우그룹이 8일 발표한 회장 사장단의 대대적인 해외파견 인사가 재계에서 화제다. 회장들이 단번에 「사장」으로 호칭이 낮춰진 「파격」도 그렇지만 23개 지역본사와 국내 사업부문과의 연계를 어떻게 이뤄낼지도 관심거리다. 김우중(金宇中)회장은 평소 『대우만한 그룹을 해당국에서 키워내려면 회장급 경영진이 직접 나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김회장은 이런 지론에따라 회장(Chairman)보다 사장(president)직함이 해외에서 훨씬 추진력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 회장직을 폐지하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그룹측은 사장으로 내려앉는다고 급여 등 각종 대우가 하향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 인사는 강등도 명예퇴직용도 아닌 「해외전보」쯤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국내에 남게된 윤원석(尹元錫)대우중공업회장을 보면 얘기가 약간 달라진다. 윤회장은 ㈜대우 건설부문의 해외 및 총괄업무를 담당하는 사장에 임명됐지만 한용호(韓鎔鎬)건설부사장 역시 건설사장으로 승진하는 바람에 처지가 애매해졌다.「고참」 사장들이 해외 지역본사에서 전권을 행사하면서 국내 계열사를 관장하는 「후배」사장들과 충돌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