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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조금 만원」 이색캠페인…공무원 「분수지키기」실천

입력 | 1997-12-02 20:03:00


최근 자녀 결혼식을 치르고 축의금 봉투를 정리하던 한 노동부 관련단체 직원은 좀 당혹스러웠다. 사무관급 간부를 포함한 노동부 공무원들이 보낸 봉투속에는 1만원짜리 지폐 한 장만 달랑 들어 있는 게 대부분이었기 때문. 하지만 의문은 곧 풀렸다. 봉투마다 「우리 노동부 직원은 공직사회의 경조사 관행 합리화를 위해 실국장급은 3만원, 과장급은 2만원, 5급(사무관)이하는 1만원으로 부조금 기준액을 준수키로 했으니 많은 이해 바랍니다」라는 「노동부공무원 일동」 명의의 안내문이 인쇄돼 있었다. 노동부는 산하단체를 포함한 9천7백여 직원들에게 겉면에 「부의(賻儀)」 「축 화혼(祝 華婚)」 등의 경조문구와 함께 이런 안내문을 인쇄한 봉투를 나눠주고 있다. 「눈치보기」 「체면」 때문에 실천하기 어려운 「분수에 맞는 부조」를 아예 규격봉투로 강제함으로써 받는 측에 『타의에 의한 것이니 「짠돌이」라 비난하지 말라』고 묵시적 양해를 구하기 위한 것. 고용불안문제 주무부처인 노동부는 이외에도 이달에 예정됐던 연수 조사 등을 목적으로 한 1백7명의 해외출장(산하단체 포함)을 모두 취소하고 장차관의 비행기 좌석 등급도 2등석으로 낮췄다. 장관초청 부부동반 송년회도 취소했다. 이런 조치는 지난주 사무관급 이하 직원들이 모여 『근로자들은 「수숫대 의자」에서 불안해하는데 공무원들만 「철(鐵)의자」에 앉아있는 것 같아 송구스럽다』며 건의해 이뤄졌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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