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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지원재협상 합의내용]市場금리 年 18∼20% 유지

입력 | 1997-12-02 08:12:00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은 1일 오후 실무 재협상에서 합의한 사항에 대해 국무회의 의결과 미셸 캉드쉬 IMF총재 재가를 거쳐 2일 두개의 문서에 서명, 교환한다.

하나는 대외 발표용인 「합의문(Letter Of Intent)」이고 다른 하나는 공표하지 않는 「기술적 이행문서(Technical Note)」.

[합의문]

자금지원 규모와 성장률 물가상승률 재정지출 등 큰 줄거리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담게 된다. 2일 오후에 발표된다.

▼거시경제 운용목표〓내년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2.5%수준으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실업률은 30년만에 처음으로 6%를 넘고 실업자는 현재 46만명선에서 1백20만명으로 3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고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면서 생길 「산업예비군」을 감안하면 사상 초유의 실업사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문에는 물가상승률 세율 금리 등이 들어있는데 정부는 이미 물가를 5% 이내에서 묶고 △부가가치세율 1%포인트 인상(10%→11%) △국내총생산(GDP)의 1.5%선(7조3천억∼7조5천억원) 재정감축 △시장금리를 일시적으로 연18∼20%로 인상 등 IMF협의단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지원규모〓현재의 외환위기를 막기에 충분한 자금규모로 결정됐다. IMF는 한국이 실제 쓸 수 있는 가용달러가 1백억달러 미만이라는 사실을 중시, IMF만 2백억달러규모의 자금지원을 약속했다. 여기에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세계은행(IBRD)분을 합쳐 3개 국제금융기구 자체 재원에서만 3백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예상했다. 우선 금주중 1백억달러를 지원,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합의문에 발표되는 전체 지원규모는 3개 국제금융기구에 미국 일본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몫을 합해 5백억∼6백억달러로 예상되고 있다.

1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ASEAN)+6개국 회의」에 참석한 강만수(姜萬洙)재정경제원차관은 『일본은 미국보다 더 많은 외환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카기바라 일본 대장성차관은 『한국이 IMF 등 국제금융기구들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다음에 추가로 외환이 필요할 경우 일본은 「세컨드 라인」에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적 이행문서]

합의문에 기록되지 않은 구체적 이행조건들은 기술적 이행문서에 자세하게 수록된다. 여기엔 IMF자금을 지원해 주는 조건이 상세히 명시돼 있다. 즉 자금의 단계적 지원시기마다 거시경제지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수단과 이를 위해 필요한 금융산업 구조조정, 자본시장 개방 등 사항이 열거돼 있다.

▼부실 금융기관 퇴출〓최대 쟁점은 부실 종합금융사를 비롯한 금융기관을 정리하는 문제였다. 1일 오전 콸라룸푸르에 도착, 서울로부터 실무합의안을 보고받은 캉드쉬 IMF총재는 『한국 정부가 가장 민감한 부분인 부실 종금사 정리문제를 회피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티모시 가이드너 미국 재무부 차관보도 콸라룸푸르에서 부실 금융기관을 과감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라고 훈수를 뒀다.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경우 폐쇄해야 할 금융기관을 지목하지는 않지만 그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게 된다. 예컨대 부실이 극심한 금융기관은 바로 문을 닫게 하고 자기자본 비율이 몇 % 이하면 자구노력을 위한 얼마 동안의 유예기간을 준 뒤 이행하지 못할 경우 청산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IMF협의단은 부실 정도가 심각한 12개 종금사를 당장 폐쇄할 것을 요구했는데 이 가운데 8개 내외를 12월중 정리하는 선에서 최종절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기자본비율이 4%에도 못미치는 종금사는 신규영업을 제한하고 자구계획을 제출받은 뒤 1개월 동안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연말에 정리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자본시장 추가 개방〓IMF측은 자본시장 개방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때 약속한 일정보다 앞당기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이미 금융시장 안정대책 등을 통해 채권시장 조기개방을 추진하고 있다고 대응했으나 결국 IMF 요구를 수용하고 막판 절충을 끌어냈다.

〈백우진·천광암기자·콸라룸푸르〓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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