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대학 동아리에서 영아원으로 봉사활동을 갔다. 방문날짜를 잡기 위해서 몇주 동안이나 기다려야 했는데 영아원에 들러서야 비로소 까닭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중고교생들의 봉사활동 예약이 밀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봉사하겠다는 예약이 밀릴 정도니 영아원이 편해지고 그곳의 아이들도 좋아졌겠다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것도 아니었다. 중고교생들은 그저 봉사활동 점수를 얻기 위해 형식적으로 방문해 일을 도와주거나 아이들을 돌보고 간다는 얘기다. 반면 아이들은 학생들에게 「정」을 느끼다 보니 떠나고 나면 울기도 하고 밥도 먹지 않는 등 투정을 부린다는 것이다. 봉사점수에만 눈먼 학생들이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의 영혼에 상처만 주고 있는 셈이다. 대학입학을 위한 수단의 하나로 봉사활동이 실시되다 보니 애초의 제도도입 목적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오히려 학생들의 이기주의만 부추기는 제도로 바뀐 셈이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 학생들은 봉사활동 점수를 따기 위해 바쁠 것이니 왠지 씁쓸한 기분이다. 변상선(전북 순창군 인계면 호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