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는 행정적으로 독립시이지만 시민들의 민원해결 측면에서는 제 기능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각종 민원해결을 위해 시경계를 넘어 다른 시에 있는 관계기관을 찾아다녀야만 한다. 세무행정은 안양세무서, 교육은 군포교육청, 전화는 안양전화국, 소방은 군포소방서가 각각 맡고 있기 때문이다. 112신고의 경우도 고천 부곡 오전동 주민들은 군포경찰서로, 내선 청계동 주민들은 과천경찰서로 해야 하며 그나마 군포와 과천경찰서로 직접 신고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안양경찰서를 통해야만 한다. 지난 89년 시흥군 의왕읍에서 의왕시로 승격된 이후 8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된 행정기관이라고는 시청과 동사무소 뿐이다. 따라서 11만2천여명의 시민들이 겪는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해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시민들이 느끼는 또다른 불편은 대규모 상가나 시민회관 등 편의시설이나 문화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다. 시민들은 각종 공연이나 영화를 보기 위해 안양을 찾고 있고 쇼핑은 인근 과천이나 평촌으로 가야 한다. 주민 김모씨(36·여)는 『관공서를 찾거나 물건을 사기 위해 낭비하는 시간이 너무 많다』며 『주민 위주의 행정은 주민들의 당연한 요구』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의왕시 申昌賢(신창현)시장은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실정에 맞는 유연한 정책운영을 해야 하는데도 너무 경직되게 사안을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시에서 유원지로 치안수요가 많은 시내 백운호수 주변에 파출소를 신설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내무부는 「인구 4만명당 파출소 1개 신설」원칙을 내세워 거절했다는 것이 신시장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현재 의왕시 1년 예산 1천3백31억원 중 정부에서 지원받는 38.1%를 제외한 8백20여억원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고 있지만 사용처는 내무부 예산편성지침에 따라야 해 시민들의 불만을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의왕〓이명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