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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동체운동]『관리비-사교육비가 줄어요』

입력 | 1997-06-12 09:33:00


『아무리 난방연료를 벙커C유에서 경유로 바꿔도 그렇지, 32평짜리 아파트의 한 달 관리비가 갑자기 10만원이 더 나오다니…』 지난 2월 경기 수원시 구운동 삼환아파트 15개동 1천6백80가구 7천여 주민들은 1월 아파트관리비 명세서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다. 주민들은 즉각 모임을 갖고 4월부터 일할 주민대표 전원을 새 인물들로 갈아치웠다. 그 후 석달째인 6월. 『1년 아파트 총관리비를 1억원 가까이 절감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했다』고 관리실 직원은 말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청소용역의 경우 작년에 평당 1백92원에 수의계약했던 것을 6월부터 평당 1백45원에 새로 계약했다. 난방비는 1ℓ당 공장도가격 3백20원 정도 하는 경유를 현금으로 12원 싸게 사온다. 청소비는 1년에 약 2천7백만원, 경유는 1년에 약 5천여만원을 절감하게 되는 셈. 소독비도 평당 50원에서 40원으로 내려 계약할 예정이다. 1년에 6백만원이 또 절감된다. 절감의 비결은 한마디로 「투명 관리」. 동대표들을 보일러전문가 회계사 세무사 설계사 주택공사직원 등 아파트관리와 관련된 전문가들로 구성한 것이 주효했다. 아파트 관리규약도 개정했다. 주민대표 직선, 각종 공사나 물자구입의 공개경쟁입찰 원칙 등이 바로 그 것. 언제든지 주민과반수의 찬성으로 동대표들을 해임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도 도입했다. 부녀회 등이 수익사업을 통해 버는 모든 잡수입은 특별수선충당금으로 넣도록 했다. 반상회도 자치회로 바꿨다. 관리사무소의 넓은 공간은 「열린 문화교실」로 활용한다. 5월19일부터 초등학생과 주부들을 주대상으로 개강한 이 교실에는 8백여명이 몰려들었다. 초등학생 강좌로는 한자 미술 영어 장기 바둑, 주부들 강좌로는 단전호흡 서예 한국무용 사물놀이 불교기초교리 등이 있다. 이 중 영어와 단전호흡이 최고 인기. 전부 무료다. 강사진은 모두 아파트 주민들 중 자원봉사자들. 한자는 전직 교수, 영어는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의 전문학원 회화강사 등 모두 그 방면에 쟁쟁한 전문가들이다. 주부 최병순씨(43)는 『초등학생을 둔 가정의 경우 사교육비가 수십만원까지 절약된다』고 말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박천우회장(44·장안전문대 교수)은 『흔히 「눈먼 돈」이라고까지 불리는 아파트관리비의 누수현상을 막는 것을 비롯해 아파트공동체운동은 주민에게 많은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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