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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사 마무리 沈중수부장,「뚝심」으로 「외풍」막아

입력 | 1997-05-18 20:16:00

분주한 중수부장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은 한보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뒤 가족들에게 『국민의 중수부장이 되세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러나 한보특혜대출 및 金賢哲(김현철)씨 비리에 대한 수사가 일단락된 지금 그는 과연 「국민의 중수부장」이었다고 자임할 수 있을까. 취임 일성으로 『앞만 보고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그는 한보그룹 鄭泰守(정태수)총회장 일가의 재산을 압류하고 鄭譜根(정보근)회장을 구속하면서 『악마(정씨 일가 지칭)와의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현철씨와 대선자금 잔여금 등을 본격 수사하면서 「살아있는 권력과의 싸움」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껴야 했다. 때로는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 때로는 검찰 내부에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수사에 제동을 걸어왔다. 심중수부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버텼다.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33명에 대한 수사가 대표적인 경우였다. 심중수부장은 정치인 수사를 하지 않고서는 국민의 의혹을 해소할 수 없다며 수사를 반대하는 검찰수뇌부를 설득했다. 그러면서 수사대상이 33명이라고 못박아버렸다. 이 때문에 여권이 金守漢(김수한)국회의장 등 일부 정치인을 수사대상에서 제외하려고 했지만 결국 불발에 그쳤다. 현철씨 비리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대선잔여금 수사도 대강 마무리된 지난 10일 이후 심중수부장도 고심하기 시작했다. 이번 수사를 마냥 끌 수만은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여부로 고민을 거듭했다.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과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기 어려운 현실의 벽 사이에서 고심했던 것. 그는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은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쪽으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한보특혜대출의 배후를 규명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현직 대통령의 아들을 구속하는 성과를 올리고도 대선자금과 한보사건의 배후가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그는 수사기간에 심적인 중압감을 해소하기 위해 퇴근길에 집 근처 허름한 단골 카페에서 자주 폭탄주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양기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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