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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하상묵/교육여건 개선해야 농촌산다

입력 | 1997-05-07 08:43:00


농촌의 교육여건을 개선하지 않고는 농촌을 살리기 어렵다. 현실적으로 농촌학교를 나와서는 제대로 된 대학이나 직장의 문을 두드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농촌을 외면하고 등진 이유도 주로 여기에 있다. 많은 도시인들이 전원생활을 동경하면서도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까닭이 뭔가. 대도시 근교에 일터를 갖고 있으면서도 굳이 대도시에 살림집을 두고 출퇴근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적지 않은 농업인들이 경제적 부담과 이산가족 생활을 감수하면서까지 자녀를 대도시 학교에 보내는 배경도 그렇다. 농촌의 교육여건이 개선돼야 「떠나지 않는 농촌」 「다시 돌아오는 농촌」의 실현은 가능해진다. 이런 점에서 경기 가평군교육청의 계획은 고무적이다. 농촌교육의 부흥을 위해 유치원과 초중등학교를 한 울타리 안에 통합운영하고 교내에 교직원 전용아파트를 지어 우수교사를 유치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보도된 것. 그런데 기왕이면 학생통학버스 제도까지 도입, 학교를 보다 대형화하면 어떨까. 농촌 지역에는 한 학년이 1,2학급 수준인 미니학교들이 수없이 많다. 워낙 소규모인 터라 교육의 질은 따질 형편이 못된다. 그런데도 학교 수는 많으니 기본운영비만 해도 만만찮다. 통합하자고 해도 통학거리 때문에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런 문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스쿨버스 운영을 전제로 한 학교의 대형화다. 도농통합시나 군지역의 경우 초중고교별로 소규모 학교들을 몇개씩 묶어 학년당 적어도 5,6개 학급은 되도록 대형화하되 스쿨버스로 학생들을 등하교시키자는 얘기다. 그러면 통학거리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뿐만 아니라 등하교길의 난폭한 운전자나 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효과까지 거두게 된다. 소규모 학교들을 통합운영하면 교육청별로 그만큼 예산의 여유가 생기지 않겠는가. 대형화된 각급 학교를 가평군교육청의 계획처럼 한 울타리 안에 둔다면 비용절감 효과는 더욱 클 것이다. 이렇게 절감되는 비용만으로도 스쿨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비용은 충당되리라 본다. 여기에다 교육당국과 지역사회가 힘을 합쳐 우수교사 유치, 학교시설 확충, 각종 교육 프로그램 설치 운영 등의 노력을 기울여 보자. 농촌의 교육여건은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농촌학교가 도시학교에 비해 뒤지지 않거나 오히려 앞설 때 농촌은 다시 젊어지고 되살아날 것이다. 하상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