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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수사/野 관련說 해명]『鄭씨 우리엔 돈 안쓴다』

입력 | 1997-01-30 20:09:00


30일 신한국당의 金哲(김철)대변인이 「야당인사 한보비리연루설」을 공식 제기한 데 대해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게 관련인사들의 첫 반응이었다. 이들은 신한국당이 막연한 시중루머를 대변인의 입을 통해 공식 「유포」한데 대해 어처구니 없다며 『신한국당이 곤경을 모면해 보려는 얄팍한 정략』이라고 분개했다.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의 장남인 金弘一(김홍일)의원은 鄭泰守(정태수)한보총회장의 장남과 친구사이라는 설에 대해 『정총회장의 장남이라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일축했다. 김의원은 『여당 대변인이 어떻게 그런 무책임한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국회 재정경제위 소속 국민회의측 간사인 金元吉(김원길)의원은 『한보그룹 정총회장은 만난 적도 없고 鄭譜根(정보근)회장은 지난해 「내일신문」 창립기념식때 한보의 홍보담당부사장인 이춘발씨의 소개로 인사를 나눈 것 외에는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 『무슨 재주로 은행에 압력을 넣겠느냐. 그럴 정도의 힘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비아냥. 김의원은 특히 『지난 14대 국회에서 유원건설 부도에 이어 한보도 위험에 처해 있고 그럴 경우 제일은행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문제제기를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또 한보자금 수수설의 「야권 3인방」으로 지목된 국민회의의 權魯甲(권노갑) 金玉斗(김옥두)의원과 朴智元(박지원)기획조정실장도 『터무니없는 모략』이라고 반박했다. 박실장은 『지금까지 집권여당이 보도자료식의 문건으로 야당의원들을 모함하는 설을 제기한 적은 없었다. 이는 정권말기적 현상』이라며 『차라리 실명을 박아서 발표하라』고 반격했다. 박실장은 나아가 『이런 의혹들을 가리기 위해서라도 한보 청문회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지방에 내려갔다가 소식을 전해들은 김옥두의원은 『여당이 무슨 짓인들 못하겠느냐. 대꾸할 가치도 없고 신경도 쓰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여당의 물타기 전략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권노갑의원은 이날 오전 부산시지부결성 준비문제로 부산에 내려가 연락이 되지 않았으나 그의 측근은 『신한국당의 물귀신작전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면서 『일체의 대응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4∼87년 한보철강의 초대사장을 지낸 자민련의 金東寬(김동관)충북괴산지구당위원장은 『만약 신한국당이 나를 거명한 것이라면 점잖지 못한 「더티」한 행동』이라며 발끈했다. 김위원장은 『초대사장인데도 나에게는 당진제철소 준공식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으며 그동안 두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한보측으로부터 돈 한푼 못받은 것은 물론 격려나 위로전화 한통화 없었다』며 『정총회장은 야당에는 돈을 안쓰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특히 『누가 은행장이라 하더라도 혼자만의 판단으로 5조원이나 되는 돈을 대출해줄 수 있겠느냐』고 권력개입의혹을 은근히 제기하며 『손으로 하늘을 못가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한국당이 지목한 朴承圭(박승규)한보문화재단이사장과 李熺逸(이희일)한보경제연구원회장은 전화연락을 시도했으나 통화가 되지 않았다. 박이사장은 朴正熙(박정희)정권 시절 청와대민정수석을 지낸 인물로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와도 가까운 사이이고 이회장도 박정권에서 농수산부장관을 역임했고 신민주공화당 시절 김총재의 비서실장으로 전국구 4번을 했던 측근. 그러나 자민련측은 『이들과의 관계는 과거 인연일 뿐』이라며 『특히 이회장의 경우 지난해 15대총선을 앞두고 전국구공천을 희망했으나 김총재가 이를 거절하자 자민련을 탈당하고 교류가 끊겼다』고 말했다. 〈李哲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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