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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옳은가」본보광고 中企 이영수사장 화제

입력 | 1997-01-19 19:43:00


「파업만이 옳은 일인가」. 지난 18일 동아일보와 경제신문 등에는 한 중소기업인이 최근의 파업사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신문광고를 실어 큰 화제가 됐다. 바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38의 26 제이슨사의 李永守(이영수·60)사장이다. 올해로 중소기업 경영 19년째. 골프가방을 만들어 전량 수출하는 건실한 중소기업체 오너다. 그는 19일 오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분통 터지고 기막혀 내돈 털어 광고 했다. 「정부 끄나풀이다, 근로자를 착취하는 악덕 자본가」라고 욕 해도 좋다. 지금 때가 어느때냐. 왜 우리는 맨날 소모전으로 허송세월 하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8일 아침에 신문 광고가 나가자마자 제이슨사에는 전화와 팩스가 쇄도했다. 18일 하룻동안 걸려온 전화도 4백여통이 넘고 팩스만도 3백여장이 날아들었다. 일요일인 19일에도 팩스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전화와 팩스의 20%가량은 욕설과 비난이었지만 나머지 80%는 「용기있는 행동이다」 「속이 다 후련하다」는 격려였다. 전화와 팩스를 보낸 사람도 정부관료에서부터 기업인 주부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그중에는 李壽成(이수성)국무총리를 비롯, 李錫采(이석채)청와대경제수석 陳稔(진념)노동부장관 안광구통상산업부장관의 격려전화와 팩스도 있었다. 의외의 호응에 이사장도 놀랐단다. 그가 중소기업에 뛰어든 것은 지난 78년. 형이 운영하는 무역회사에서 10여년간 월급을 받던 생활을 청산하고 내사업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에서 였다. 여비서 한명 두고 사업을 시작한 이사장은 이제 연매출 70억원을 올리며 캘러웨이 맥그리거 등 세계 유수 골프용품 판매업체에 납품하는 어엿한 중소기업인. 『원수진 사람 있으면 한국에서 제조업하라고 권하라는 농담이 있지 않느냐. 나도 다 정리하고 은행이자나 임대료 받으면서 편히 살고 싶은 유혹을 받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는 『우리나라는 기업하기 정말 힘든 나라』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각종 규제와 관료들의 부패, 비싼 부품값과 인건비부담 등 도처에 기업발목잡는 「방해꾼」이 널려 있다는 것이다. 80년대후반 동두천 공장을 증축할때 일이다. 군사보호지역이라 시청은 물론 관내 사단장 허가까지 받는데 1년이 걸렸다. 그리고 당시 증축비용 1억3천만원중 3천만원이 공무원 군인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고 한다.분통이 터질 일이었다.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이사장의 말이다. 90년에는 회사문을 닫을 뻔했다. 종업원들이 건설현장으로 서비스업종으로 빠져나가 도저히 물건을 만들 수 없었다. 그는 계약물량의 40%를 기일내에 선적하지 못했다. 바이어의 절반을 잃었고 매출도 절반이 줄었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렸다. 지금은 부산공장 일부만 남겨놓고 전부 중국 청도로 옮겼다. 『골프가방 밑에 붙이는 끌판 한개가 우리나라에서는 4백50원이지만 중국에선 2백30원이다. 한달에 부산공장 종업원 15명 인건비가 2천2백만원인데 중국은 4백명 먹여 살리는데 2천만원 든다. 어떻게 안 나가고 견디나』 그의 얘기론 국내 12개 골프가방 제조업체중 10개가 중국으로 갔다. 『지금은 1백만분의 1초 다툼이다. 하루라도 긴장을 풀면 경쟁에서 뒤진다. 세계는 급변하고 있는데 허구한 날 우리는 정쟁에 파업 뇌물에 밤을 지새우고 있다. 모두 정신 좀 차리자』 그러면서 『제발 기업하는 사람들 기 좀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許文明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