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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국방·외교 연쇄회담… 굳건한 核억제 신뢰 보여줘야

한미 국방·외교 연쇄회담… 굳건한 核억제 신뢰 보여줘야

Posted January. 31, 2023 07:49,   

Updated January. 31, 20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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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어제 오후 방한했다. 로이드 장관은 오늘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만나 대북정책 공조와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안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선 북한 잇단 도발에 맞선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말엔 박진 외교부 장관이 미국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만나 인도태평양전략 등 다양한 동맹 현안을 조율한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연초부터 외교안보 수장 간 연쇄 회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이번 연쇄회담은 북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동맹의 힘과 의지 과시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이뤄진다. 마침 어제 나온 최종현학술원의 여론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한국의 독자적 핵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76.6%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핵 억제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엔 51.3%가 ‘그렇다’, 48.7%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우리 국민 대다수가 독자 핵개발 필요성에 동의하고 미국의 핵억제에 대해선 반신반의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보유 가능’ 발언도 미국의 핵억제 공약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한미는 이번 연쇄회담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구체적 실행력 강화방안을 내놔야 한다.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것이 단순한 수사가 아님을 내달 열릴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 나아가 전략자산 전개 공동훈련 같은 실질적 조치로 보여줘야 한다. 아울러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그 준비를 위한 본격 협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독자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이탈에 따른 국제사회 제재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만 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선택지다. 그럼에도 날로 고조되는 북핵 위협에 우리 국민이 느끼는 불안감과 무력감이 커지면서 동맹의 약속만 믿고 가만 있어야 하느냐는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북핵 위협은 이런 동맹의 신뢰를 시험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확장억지력으로 70년 동맹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북한의 헛된 충동을 꺾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