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9차 당 대회에서 당 최고 직책인 총비서로 다시 추대됐다. 당 대회에선 집권 초부터 김 위원장을 지원했던 원로그룹이 중앙위원에서 물러나는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통해 새로운 ‘김정은 시대’를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22일) 열린 9차 당 대회 4일 차 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조선인민군을 최정예화, 강군화하기 위한 사업을 정력적으로 이끌어 어떤 침략 위협에도 주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어떤 형태의 전쟁에도 만반으로 준비된 혁명적 무장력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리일환 당 비서의 총비서 추대 제의서에선 “국방이 선차냐, 경제가 선차냐 하는 문제 자체를 논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사탕 알은 없어도 총알은 있어야 한다던 우리 인민의 신념이 이제는 사탕도 총알도 다 있어야 하며 우리는 결심하면 무엇이든지 모두 만들어 낸다는 자신감으로 승화됐다”고 했다.
선대인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완수하지 못한 국방과 경제 병진 성과를 과시하는 등 ‘김정은 시대’ 업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김 위원장의 총비서 재추대에 대해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위상을 강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핵심 권력을 이루는 노동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도 대대적으로 교체됐다. ‘빨치산 2세’의 대표 인사로 북한 권력 서열 2위 대우를 받아 온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중앙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것. 최룡해 외에도 군부의 대표 원로 격인 박정천 당 비서와 또 다른 빨치산 2세 오일정 당 민방위부장, 대남(對南) 업무를 도맡았던 김영철 당 고문, 리선권 당 10국 부장 등도 모두 중앙위원에서 퇴진했다. 그 대신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를 자신이 직접 발탁한 새로운 인물들로 채웠다. 2019년 북-미 협상 결렬 후 김영철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에 올랐던 장금철이 중앙위원에 포함됐다. 다만 당 규약에 적대적 두 국가가 명문화됐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드 가드’들이 퇴장했고 원로 예우보다는 실무형 충성파 중심으로 인적 구성에 나선 것은 추진력과 긴장감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고도의 통치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당 대회 종료와 맞물려 하루이틀 내에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공개한 ‘북한판 탄도미사일원자력잠수함(SSBN)’에 장착할 신형 다탄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동원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