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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1년, 동맹을 정조준한 ‘탐욕의 제국’

트럼프 2기 1년, 동맹을 정조준한 ‘탐욕의 제국’

Posted January. 20, 2026 08:32,   

Updated January. 20, 2026 08: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최대 930억 유로(약 160조 원)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는 맞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EU는 22일 긴급 정상회의를 열어 이 같은 대미 맞불 관세나 미국 기업의 시장 접근 제한 같은 대응책을 조율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방어훈련에 병력을 보낸 8개국에 내달부터 10%, 6월부터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야심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갈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유지돼 온 대서양 동맹에 최대의 위기를 불러왔다. 그간 세계질서를 이끌어온 슈퍼파워 미국이 동맹을 보호하기는커녕 그 영토를 사실상 강탈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경악스러운 일인 데다 그 동맹을 도우려는 동맹국들을 향해 관세 부과나 무력 사용 같은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파열음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의 균열을 넘어 민주주의 등 보편 가치와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떠받쳐온 서방 진영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유럽은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 프랑스 등 주요국이 미국에 맞서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도 독자 대응 능력이 없는 유럽의 현실에서 다수 유럽 국가들은 미국과의 협상에 우선 무게를 두고 있다. 사실 나토를 거추장스러운 ‘무임승차’ 동맹으로 여기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나토 탈퇴를 넘어 나토와 전쟁도 벌일 수 있다는 그의 태도에 유럽은 충격에 빠져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전을 강요한다 해도 유럽은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여야 할 형편이다.

20일로 재집권 1년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하루가 멀다 하고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취임하자마자 무더기 행정명령으로 급진적 정책들을 쏟아놓은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내내 세계 각국을 상대로 한 관세전쟁을 벌이며 자유무역 질서를 파괴했고, 새해 들어선 벽두부터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감행한 데 이어 동맹국 영토에 대한 병합 야욕까지 노골화했다. 그런 충격의 1년 만에 미국이 주도하던 가치와 질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이제 각자도생의 거래와 이익, 난폭한 힘의 질서만 남았다.

앞으로도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3년 남아 있다. 다만 시간은 트럼프 2기의 최대 약점이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고비로 급격한 레임덕에 빠질 수 있고, 바로 그 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조바심과 변덕이 올 한 해를 가장 큰 불확실성의 시기로 몰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모범 동맹’이란 평가를 받는 한국도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수상한 시기다. 유연한 전략과 민첩한 대응, 자강의 힘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