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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일처럼15%관세…군-반도체 동시 위기

Posted July. 29, 2025 07:16,   

Updated July. 29, 2025 07:16

EU도일처럼15%관세…군-반도체 동시 위기

한국 수출의 양대 기둥인 자동차와 반도체가 미국발 관세 리스크에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시장 최대 경쟁자 일본에 이어 유럽까지 15%로 자동차 관세를 하향 조정했는데 우리 자동차만 여전히 25% 고관세를 물 위기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 품목에 대한 관세를 2주 안에 발표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반도체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약 한 시간 동안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관세율을 15%로 책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각각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럽의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등 대부분의 EU산 제품에도 15%의 관세율이 부과된다. 그 대신 EU는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하고, 군사 장비도 구입하기로 했다. 또 EU는 기존 투자 외에 6000억 달러를 추가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과 EU의 이번 합의를 놓고 22일 미국과 먼저 무역협정에 합의한 일본과 유사한 기준이 적용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일본에 15%의 상호관세율과 자동차 관세율을 적용했고, 일본도 EU처럼 대규모 미국 투자와 에너지 수입 및 협력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일본과 유럽이 모두 관세율 인하에 합의하면서 한국 완성차 업체는 수세에 몰렸다. 관세 협상에서 우리도 15%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지 못할 경우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일본과 유럽 경쟁 업체에 완전히 밀려버릴 수 있다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7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 타결 후 트럼프 행정부가 2주 안에 반도체 수입 관련 국가 안보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초부터 반도체 품목관세를 줄곧 예고해 왔다. 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 “25%,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업계는 철강·알루미늄이나 자동차처럼 25∼50%에 달하는 관세가 매겨지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서 만드는 반도체를 비롯해 관련 기판, 웨이퍼, 장비 등 공급망 전반이 관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도체를 부품으로 TV, 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생산하는 전자업계도 관세 영향권에 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원주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