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서 10, 11일 이틀간 고위급 통상협상을 진행한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부과했던 고율의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협상단의 수석 대표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과의 통상협상 관련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은 향후 90일 동안 상대국에 부과했던 상호관세를 11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90일 동안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또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도 125%에서 10%로 인하된다.
미국과 중국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경제 및 무역 관계에서 우려 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도 “양측 모두 디커플링과 고율 관세를 원하지 않고 좀 더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한다”고 말해 두 나라 간 통상 갈등 해소를 위한 협상이 지속될 것을 시사했다. 다만 두 나라가 그간 수많은 협의체를 구성했음에도 갈등이 계속됐다는 점에서 결과를 낙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협상으로 올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강대 강’ 대치를 이어왔던 두 나라가 일단 갈등 해소의 모멘텀은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은 대(對)중국 무역적자 해소를 포함해 양국의 무역관계 전반을 재조정하자고 강조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지나친 요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도 전날 “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미국이 끝까지 중국의 이익을 해치려 든다면 단호히 맞서 대응할 것”이란 기존 입장도 고수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