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인해 미국 내 인공지능(AI) 개발 및 반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25% 이상 증가할 것이다. 한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마틴 초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개최한 ‘한미 산업협력 콘퍼런스’에 참여해 이같이 전망했다. 초젬파 연구원은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원자재, 부품 가격이 오를텐데 (미국 산업계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AI 개발 및 반도체 공장에 드는 비용이 비싸진 만큼 기업들이 한국 투자를 상대적으로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상의는 한미협회와 2021년부터 해마다 한미 양국의 경제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을 불러 논의하는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은 “그동안 콘퍼런스가 9월에 열렸지만 올해는 급변하는 정세에 맞춰 일정을 (4월로) 앞당겼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이드 인 USA’ 정책과 맞물려 한국의 제조 역량과 미국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조선 방산 분야의 협력도 강조됐다. 로버트 피터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노후함정 정비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소 공간이 없어 신규 함정 건조까지 지연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국과 유지·보수·정비(MRO) 협력을 한다면 미국 조선소의 여유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한미 건조 분야 협력을 위해 ‘존스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내 항구에서는 미국산 선박만 화물을 운송할 수 있도록 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콘퍼런스에는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제임스 킴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한미 전문가와 기업인 120여 명이 참석했다.
박현익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