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전쟁 등으로 연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전통 안전자산인 금에 몰리고 있다. 치솟는 금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국내에선 한국조폐공사가 금 판매를 일시 중단했고, 국제 금 시장에서도 금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COMEX)에 따르면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34.4달러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최초로 2900달러를 넘어섰다. 이날 장중에서는 2968.2달러까치 오르기도 했다. 연초 대비 10% 이상, 전년 대비 무려 40% 넘게 상승한 가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폭격에 가상자산도, 주식도 아닌 금이 들썩이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의 금 투자 열기에 국내 유일의 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인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은 10일 기준 9086억 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1302억 원) 대비 순자산이 7배 가까이 늘었다. KRX 금 거래소에서 일일 거래대금도 6일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넘어섰다.
불안 심리로 인한 금 사재기 열풍까지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내에서 금 가격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은 영국 런던 시장으로 옮겨가 금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조폐공사가 수급 여건 악화로 이날부터 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조폐공사로부터 금을 공급받아 금 매매에 나섰던 일부 국내 은행도 온라인 및 창구 판매를 당분간 닫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간 한국금거래소와 조폐공사를 통해 금을 조달했는데, 이들 모두 급 수급 부족으로 인해 판매가 어렵다고 알려 왔다”고 했다.
이동훈기자 dh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