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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黨대표들이 앞장선 ‘막말 총선’

Posted April. 04, 2024 07:50,   

Updated April. 04, 20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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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10총선 국면에서 지지층 결집을 이유로 연일 폭언과 성차별 발언 등 저질 막말을 쏟아내면서 ‘막장 총선’에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작 다수당을 차지하면 민생 등 국민 피부에 와닿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현실성 있는 정책 비전 경쟁은 여야 모두 실종된 상태다. 여야 대표 모두 총선용으로 급조되거나 돈 살포 논란을 부른 ‘떴다방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한 위원장은 3일 강원 춘천 유세에서 “이재명 대표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일베(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출신”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이 대표가 제주 4·3의 책임이 우리 당에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일베 출신 이 대표 같은 분이야말로 제주 역사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해왔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2일)엔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두고 “너무너무 구질구질하고 찌질하다. 깡패들도 그따위 명분은 내세우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당 후보들을 겨냥해선 “쓰레기같은 극단주의자”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3일 경남 창원 유세에서 정부 경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 한심한 분들아”라고 했고 전날엔 서울 동작을 지역 유세에 나서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를 향해 ‘나베’(나경원+아베 전 일본 총리·냄비라는 뜻의 일본어)라고 불러 여성 비하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달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나 후보를 겨냥해 ‘냄비는 밟아야 제맛’이라는 홍보물을 올렸다가 여성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는데도 이 대표가 이를 다시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에는 앞서 ‘언론 회칼 테러’ 발언으로 사퇴한 황상무 전 대통령시민사회수석의 발언을 패러디하면서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으라”며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XX 깨진 것 봤지. 조심해. 농담이다”라고 말했다.

여야는 고물가 속 민생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할 현실성 검증된 정책 대신 총선 공약집에도 없는 급조한 공약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 위원장은 3일 강원 원주 유세에서 “청년청을 인구부 산하에 둬서 청년 정책을 통할하게 할 것”이라며 “청년의 정치 참여와 권익을 맨 앞에 두겠다”고 밝혔다. 사전투표일을 이틀 앞둔 이날 2030 청년 세대 부동층을 겨냥해 던진 것이다. 이날 민주당은 서울 올림픽대로 전 구간 지하화 공약을 발표했다. 여당과 접전을 벌이는 한강벨트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재원 계획에 대해선 “과거에 (경인) 아라뱃길 (조성) 관련했던 재원이 9조 원 전후였던 것으로, 전반적으로 그것을 넘지 않을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기 당의 ‘다수당 비전’은 보여주지 못한 채 당 대표들이 앞장서 ‘상대가 다수당이 되면 나라가 망한다’며 정치혐오를 불러 일으키는 막말만 던지고 있다”며 “말의 전쟁에만 기대 표만 얻으려는 품격이 사라진 막장 총선”이라고 말했다.


김준일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