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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내 ‘콜드론치’ 기술 탈취해 SLBM 개발 단축”

“北, 국내 ‘콜드론치’ 기술 탈취해 SLBM 개발 단축”

Posted February. 27, 2024 07:33,   

Updated February. 27, 20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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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016년 국내 방산 업체에서 탈취한 콜드론치(Cold Launch·발사관에서 미사일을 물 밖으로 밀어낸 뒤 엔진을 점화시키는 방식) 기술 등을 적용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기간을 대폭 단축한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이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대남·대미 핵심 전략무기에 우리 방산 업체 기술이 적용됐다는 정보당국의 판단이 나온 건 처음이다.

26일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우리 당국은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정찰위성 개발에 국내외 조선·위성업체에서 탈취한 기술들을 다수 활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6년 4월과 8월 북한은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해 1∼3급 군사기밀 60여 건, 4만 건의 내부 자료를 탈취했다. 당시 북한은 우리 해군 핵심 전력인 이지스함 및 잠수함 기술 일부와 SLBM의 핵심 기술인 한국형수직발사기(KVLS) 설계도뿐만 아니라 콜드론치 관련 기술까지 탈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KVLS와 관련한 핵심 기술이 북한의 SLBM 개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보당국의 판단이다.

2015년 5월 ‘북극성’이라는 SLBM을 처음 공개한 북한은 대우조선해양을 해킹한 지 4달 뒤인 2016년 8월 신포급 잠수함에서 SLBM 1발을 500km 가량 쏴 올렸다. 이는 SLBM과 관련한 5번째 시험발사였다. 또 2019년엔 SLBM인 북극성-3형을 바지선에서 발사한 데 이어 완전한 모형의 북극성-4,5 등 대형 SLBM 3개 기종과 소형 SLBM 1개 기종(화성-11ㅅ) 등 여러 SLBM을 열병식 등에서 공개한 바 있다. 정부 소식통은 “우리 업체의 잠수함 기술을 토대로 북한이 SLBM 성능을 개량하고 기종을 다변화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세 차례 시도 끝에 지구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1호’와 이 위성을 실은 로켓 ‘천리마-1형’에도 국내외 위성업체에서 탈취한 발사체·광학장비 기술 등이 대거 활용된 것으로 우리 정보당국은 보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새로운 지시사항을 전달한 정황도 포착됐다. 우리 당국은 외교전략·첨단기술 절취를 위한 해킹 관련 지시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