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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병원 전공醫 “전원 사직”… 응급실-수술실 대란 막아야

빅5 병원 전공醫 “전원 사직”… 응급실-수술실 대란 막아야

Posted February. 17, 2024 07:35,   

Updated February. 17, 2024 07:35


서울대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 전공의(레지던트)들이 19일까지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원광대 등 다른 병원 전공의들도 줄줄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국 40개 의대 학생들은 20일 일제히 휴학계를 내기로 결의했다.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는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전공의들의 파업 예고에 치료가 시급한 환자와 가족들은 일대 혼란에 빠졌다. 온라인에는 ‘어머니가 20일 폐암 수술을 받기로 했는데 수술이 밀렸다’ ‘27일로 예정된 수술이 취소됐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등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입원 중단, 검사 연기 등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5대 대형병원 의사 중 전공의가 약 3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응급실과 수술실에서 휴일·야간 당직, 수술 보조 등의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빠지면 응급실과 수술실이 사실상 마비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환자의 생사와 직결될 수 있는 문제다. 실제로 2020년 의대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섰을 당시 음독환자와 심정지 환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다가 숨진 사례도 있었다. 이러니 “환자 생명으로 밥그릇 챙긴다고 협박하는 게 의사가 할 짓인가”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의사협회는 조만간 회원 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반 의사들까지 파업에 가세한다면 국민의 피해는 겉잡을 수 없이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각 병원에 전공의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발동한 데 이어 집단연가를 불허하고 필수의료를 유지하라는 명령을 추가도 내렸다. 이에 불응하면 선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정부가 업무개시 명령을 하더라도 복귀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란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당장은 진료보조(PA) 간호사 역할을 확대해 수술실 인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공공의료기관과 군 병원을 동원해 응급의료를 맡게 하는 방안 등이 시급하다. 의사들의 불법 행위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하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설득하는 작업이 병행돼야 한다. 필수의료 수가 인상, 불가피한 의료사고에 대한 처벌 부담 완화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의료계의 반발을 누그러뜨리는 한편 여론의 지지를 공고히 해야 의대 증원이 또다시 좌초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