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일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4일(현지 시간) 방탄 조끼를 입고 가자지구 접경지대의 군기지를 찾았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 또한 “육해공군 합동으로 전방위적인 하마스 궤멸 작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하마스를 후원해온 이란 또한 이스라엘이 공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통제 불능의 사태로 발전할 것”이라며 전쟁에 개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5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이번 사태의 해법을 논의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군기지에서 장병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후 네타냐후 총리가 군기지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군 또한 “3군 합동으로 가자지구 북부 공격 준비에 들어갔다”는 성명을 내고 하마스 궤멸을 선언했다. 이 성명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주민에게 제시한 이날 오전 10시∼오후 4시의 대피 시한이 끝나자마자 나왔다. 하지만 거듭된 공습으로 도로 등 인프라가 대부분 파괴된 데다 한꺼번에 많은 탈출 인파가 몰려 대피 과정에서의 혼란 또한 극심하다.
이란은 참전 가능성을 거듭 거론했다. 이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수행한다면 이란 또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유엔 이란 대표부 또한 ‘X’(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 측의 전쟁 범죄가 중단되지 않으면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이로=김기윤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