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작가 조앤 롤링이 습격당해 중상을 입은 ‘악마의 시’ 작가 살만 루슈디를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살해 위협을 받아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영국 스코틀랜드 경찰은 14일(현지 시간) “롤링에 대한 온라인 협박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롤링은 이슬람 신성 모독 논란을 부른 소설 ‘악마의 시’ 저자 루슈디가 12일 미국 뉴욕주 강연 현장에서 레바논계 미국인 청년에게 피습을 당하자 “너무 끔찍한 일이다. 루슈디가 괜찮길 바란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어떤 트위터 사용자가 “걱정하지 마. 다음은 당신”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롤링은 이 협박 댓글 화면을 찍어 공유한 뒤 “이런 일에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트위터상에서 물었고 이후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롤링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낸 트위터 계정은 파키스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용자는 루슈디를 습격한 청년을 칭찬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 협박 트윗은 13일 오전 삭제됐다. 롤링은 “(위협적) 댓글을 쓴 계정을 트위터에 신고했지만 트위터 측은 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며 트위터를 비판하기도 했다.
루슈디는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미국 CNN방송을 비롯한 외신이 보도했다. 루슈디 출판 대리인 앤드루 와일리는 “루슈디가 인공호흡기를 떼고 회복의 길로 가고 있다”며 “심각한 부상이라 (회복까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루슈디 아들 자파르도 “심각한 부상인 것은 변함없지만 몇 마디 대화가 가능한 상태”라며 “(아버지의) 거침없고 반항적인 유머는 여전하다”고 전했다.
루슈디는 1988년 펴낸 악마의 시에서 무함마드를 유약하게 묘사했다는 이유로 1989년 당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파트와(이슬람교 칙령)를 통해 사형 선고를 내린 이후 34년째 살해 위협을 받아왔다.
김현수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