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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우크라에 200억달러 무기 포함 330억달러 추가 지원”

바이든 “우크라에 200억달러 무기 포함 330억달러 추가 지원”

Posted April. 30, 2022 07:21,   

Updated April. 30, 2022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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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러시아의 동남부 총공세에 맞서 ‘최후 항전’ 중인 우크라이나에 총력 지원 태세를 갖췄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지원용 330억 달러(약 42조 원) 추가 예산안을 의회에 요청했다. 이 금액은 전쟁 전 우크라이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 규모이고, 개전 이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34억 달러의 약 10배다. 파병하지 않았을 뿐 사실상 참전 수준 지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핵전쟁’을 언급하며 서방 개입을 경고한 러시아와 미국의 ‘대리전쟁’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 미국 vs 러시아 ‘대리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자유를 위한 우크라이나의 싸움 지원을 위해 이 예산안이 필요하다”며 “싸움 비용이 싸지는 않지만, 공격에 굴복하는 대가는 더 비쌀 것”이라고 말했다. 330억 달러는 무기와 탄약 등 군사 지원 200억 달러, 경제 원조 85억 달러, 인도적 지원 30억 달러 등으로 구성됐다. 로이터 통신은 군사 지원 200억 달러는 지난해 러시아군 예산의 3분의 1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지원 방안은 미국의 무기 지원 등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공격과 잔학성이 계속되는 한, 계속 군사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국인과 바이든 대통령에게 감사하다. 미 의회가 빨리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의회도 무기 지원에 힘을 보탰다. 미 하원은 이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연합국 지원을 위해 적용한 무기대여법 개정안을 초당적 지지로 통과시켰다. 이 법은 미국이 외국에 무기를 원조할 때 필요한 행정절차 등을 간소화해 사실상 실시간, 무제한 무기를 지원할 수 있게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 바로 발효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이 침략의 결과를 회피하기 위해 원유나 가스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한국 일본 카타르 등 다른 나라와 유럽 동맹국을 돕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총력 지원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6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미국은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일을 러시아가 하지 못할 만큼 약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사실상 우크라이나 대신 전쟁을 치르는 것 아니냐’는 시각에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는 러시아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러시아 침략에 맞서 스스로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 러軍, 유엔 사무총장 방문 중 키이우 공격

 전날 모스크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고 이날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 전쟁을 막고 끝내기 위해 모든 것을 하는 데 실패했다”면서 “이 실패는 거대한 실망과 좌절, 분노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유엔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분노했던 젤렌스키 대통령 앞에서 유엔의 한계를 자책한 것이다.

 회담이 끝난 직후 러시아군이 키이우 셰우첸키우스키 지역에 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25층짜리 건물 1, 2층이 일부 파괴됐고 1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유엔과 유엔이 대표하는 모든 것을 모욕하려는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유엔 측은 “전쟁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충격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