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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떠난 제자 모교에 명예의 전당 만든 스승

세상 떠난 제자 모교에 명예의 전당 만든 스승

Posted January. 08, 2022 07:59,   

Updated January. 08, 2022 07:59

세상 떠난 제자 모교에 명예의 전당 만든 스승

 스승이 장학금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제자를 기리기 위해 제자의 모교에 ‘명예의 전당’을 만들었다.

 충북 청주 금천고는 7일 ‘백귀보 장학금’ 기념패 등이 전시된 명예의 전당 개관식을 개최했다. 이 학교 졸업생인 고 백귀보 씨는 3학년이던 1999년 김명철 현 교장을 담임교사로 만났다. 미국에서 태어난 백 씨는 만 22세 전에 국적을 선택해야 했다. 백 씨는 김 교장에게 “미국 국적을 선택하면 군대에 가기 싫어서라는 비난을 받을 것 같다”며 고민을 털어놨고, 김 교장은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군에 입대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외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어도 군에 자원입대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준 것.

 스승에게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한 백 씨는 2004년 미국 대학을 휴학한 뒤 귀국해 해병대에 입대했다. 그러나 몇 개월 만에 거짓말처럼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아들을 가슴에 품고 김 교장을 원망하던 백 씨의 어머니는 해마다 현충일에 대전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그때마다 아들의 묘비 앞에 생화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그 꽃을 김 교장이 10년 넘게 두고 갔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어머니는 원망을 털어낸 뒤 2015년 5월 아들이 남긴 국가 위로금과 유공 연금을 모은 5000만 원을 금천고에 기부했다.

 지난해 8월 금천고로 부임한 김 교장은 백 씨 등을 위한 명예의 전당을 만들기로 했다. 소식을 들은 백 씨의 동기들이 500만 원을 보탰다. 김 교장은 “금천고에 공헌하신 분들의 사랑과 정성을 영원히 기억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기우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