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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주주들 ‘저개발국에 백신 비싸게 판매’ 뿔났다

모더나 주주들 ‘저개발국에 백신 비싸게 판매’ 뿔났다

Posted December. 29, 2021 07:44,   

Updated December. 29, 202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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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일부 주주가 경영진에게 모더나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가격 책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백신 개발 시 미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았는데도 백신 구매가 어려운 저개발국에 백신을 거의 공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공급한 백신마저도 선진국보다 비싼 값을 받고 팔았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에 본부를 둔 자산관리사 리걸&제너럴은 최근 일부 주주를 대표해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이 가격 책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명확히 설명하라”는 주주 제안서를 보냈다. 이 제안서에 몇 명의 주주가 참여했는지, 이들이 얼마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주주들은 모더나가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등 다른 백신 제조사와 달리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비영리기구에 백신을 제공하지 않았고 저개발국에는 선진국보다 비싼 값을 받고 백신을 팔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모더나는 아프리카 보츠와나, 중남미 콜롬비아 등에는 백신 1회 접종분(도스)당 27∼30달러에 공급 계약을 맺었다. 미국(15.0∼16.5달러), 유럽연합(EU·22.6∼25.5달러)보다 훨씬 비싸다.

 이들은 또 모더나가 올 9월까지 백신 생산량의 88%를 소득 중상위 국가에 판매했으며 저개발국에 백신 생산기술 이전을 거부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모더나는 백신 생산 첫해인 지난해 생산량의 대부분을 미국, 독일 등에 보냈고 저개발국에는 100만 도스만 공급했다. 얀센(2500만 도스), 화이자(840만 도스) 등과 큰 차이를 보인다.

 자체 비용으로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 등과 달리 모더나는 미 정부로부터 24억8000만 달러(약 2조9760억 원)를 지원받고 백신을 출시했다. 하지만 백신 불평등 해소를 위한 노력에는 가장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