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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1억…한 실버타운 네가족 기부 릴레이

Posted March. 15, 2021 07:26,   

Updated March. 15, 202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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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도에서 태어나 18세에 월남해 자수성가한 90대 노부부가 KAIST 최고령 고액 기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이 거주하는 실버타운 이웃사촌들의 ‘기부 릴레이’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실버타운에서만 네 집이 총 761억 원을 기부했다.

 KAIST는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92)과 안하옥 씨(90)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2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써달라며 기부했다고 14일 밝혔다. 장 회장은 KAIST에 10억 원 이상 기부한 고액 기부자 중 최고령이다. 이 부부의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은 13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렸다.

 장 회장은 혼자 힘으로 연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무역업에 뛰어들어 화장용 붓 등을 생산해 명품 화장품 업체에 납품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중국에도 공장 두 곳을 세우며 사업을 확장해 지금의 재산을 일궜다. 장 회장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으고 나니 우리 부부가 어려운 사람을 돕는 오른팔이 되어 주자고 자연스럽게 뜻을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기부에는 경기 용인의 한 실버타운 이웃사촌으로 지내온 김병호 서원농원 회장, 김삼열 씨 부부의 영향도 있다. 김 회장 부부는 2009,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KAIST에 350억 원을 기부했다.

 이 실버타운 주민이 KAIST에 고액을 기부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고(故) 조천식 한국정보통신 회장과 지난해 국가에 추사 김정희 선생의 수묵화 ‘세한도’를 기부한 손창근 씨까지 네 집의 총 KAIST 기부액이 761억 원에 달한다.


조승한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