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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호킹의 원동력은 사랑이었네

Posted March. 13, 2021 07:19,   

Updated March. 13, 20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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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76세로 타계한 우주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그는 아인슈타인 이후 우주의 비밀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인물이자,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을 뛰어넘어 위대한 성취를 이룬 거인으로 꼽힌다.

 저자는 이론물리학자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일했다. 그는 2003년 호킹과 인연을 맺은 뒤 15년간 교류하면서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 ‘위대한 설계’를 공저로 출간했다.

 책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는 거인의 삶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얼굴 근육을 뺀 온몸이 마비된 호킹은 1분에 여섯 단어를 표현할 수 있었다. 안경에 부착한 센서가 그의 볼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해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저자는 끊임없는 인내를 필요로 하는 소통을 통해 얻은 경험과 통찰, 호킹의 지인 15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삶과 우정의 기록을 정리했다. 우주물리학 분야에서 호킹이 이룬 업적을 비교적 쉽게 전하면서 거인의 사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박사님에게는 물리학이 인생이죠.” 이렇게 묻자 호킹은 코를 찡그렸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신호다. 잠시 뒤 센서를 통해 타이핑 처리된 호킹의 답은 “사랑이 인생이에요.”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물리학 대중화에 기여한 리처드 파인먼(1918∼1988)에 대한 호킹의 인물 촌평이 흥미롭다. ‘칼텍(미국 캘리포니아공대) 근처 선술집에서/봉고 연주를 즐긴/다채로운 성격의 인물.’

 호킹과의 우정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됐다는 저자의 고백이 인상적이다. “스티븐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저 삶을 살아내는 것조차 그에게는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것과 같았으리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나는 스티븐을 알게 된 후로 스티븐 자신이 에베레스트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김갑식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