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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위안부 연구 1129명 “램지어, 성노예 정당화 우려”

전세계 위안부 연구 1129명 “램지어, 성노예 정당화 우려”

Posted February. 18, 2021 07:29,   

Updated February. 18, 20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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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는 세계 각국의 대학교수와 연구자 등 1129명이 최근 “위안부는 매춘”이라는 내용의 논문을 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의 존 마크 램지어 교수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17일 ‘램지어 교수의 논문 관련 페미니스트 성명’이란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램지어 교수의 주장이 여성에 대한 폭력과 성노예·성착취 제도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음에 우려를 표한다”고 지적했다. 정의기억연대가 주도한 이 성명에는 캐서린 엘긴 하버드대 교수와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를 비롯해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엘리자베스 손 미 노스웨스턴대 교수, 로라 강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예일대 펜실베이니아대 듀크대 옥스퍼드대 연세대는 물론 일본 도쿄대 교토대 후쿠오카대 등에 소속된 연구자들도 있다.

 이들은 특히 “일본군 기록물을 통해 일본군이 민간 업자를 감독하고 직접 여성을 동원한 사실이 밝혀지자 1993년 일본 정부도 ‘고노 담화’에서 정부 개입을 일부 인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들이 자발적으로 지원했고 요금을 협상할 수 있었다”는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대해 “식민지와 전쟁, 불평등한 권력 구조와 구조적 폭력을 무시해 역사적 진실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3)는 이날 하버드대 로스쿨 학생들과의 화상 세미나에서 “학생 여러분, 그 하버드대 교수가 하는 말 무시하세요”라고 당부했다. 이날 페이스북에 생중계된 세미나에는 하버드대 재학생 등 380명이 참가했다. 이 할머니는 “조선의 여자아이가 지금의 대한민국의 늙은이가 돼 이 자리에 있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국제사법재판소에 가서 이기겠다”고 했다. 미국에서 위안부 운동에 앞장선 마이크 혼다 전 연방 하원의원도 이 세미나에 참가해 “우리가 할 일은 그 교수직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고 하버드대가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로부터 돈을 받지 않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는 램지어 교수 논문에 대해 ‘학문의 자유(Academic freedom)’라는 입장을 내놨다. 8일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로런스 배카우 하버드대 총장에게 해당 논문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하버드대는 10일 “우리 모두가 누리고 있는 대학 캠퍼스에서의 학문의 자유는 논란이 있는 관점(controversial view)을 표현할 자유도 포함한다”고 답했다.


박상준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