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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골’로 팀 구한 이동준

Posted January. 11, 2020 09:21,   

Updated January. 11, 20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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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경기라 호흡이 잘 안 맞았다. 반성한다. 이란과의 2차전은 철저히 준비해 무조건 승리하겠다.”

 점유율 67.6%(한국)-32.4%(중국)만 보면 상대 진영을 압도했지만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90분의 정규시간이 지났을 때 스코어는 0-0. 같은 조에서 최약체로 평가 받는 중국과 무승부로 끝나는 듯했다.

 추가시간을 포함해 답답했던 93분을 시원하게 마무리한 것은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이동준(23·부산)이었다. 사실상 마지막 공격에서 김진규(부산)의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수비수 1명을 제친 뒤 골키퍼가 손도 댈 수 없는 골문 왼쪽 구석으로 침착하게 공을 차 넣었다. 몇십 초만 더 버텼다면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던 중국을 망연자실하게 만든 ‘극장골’이었다.

 이동준의 활약을 앞세운 한국이 10일 오전(한국 시간) 태국 송클라의 탄술라논 스타디움에서 끝난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같은 조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이 1-1로 비겨 한국은 C조 1위가 됐다. 중국과의 역대 성적(23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11승 3무 1패의 압도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이동준은 지난해 K리그2에서 공격포인트 전체 2위(13득점 7도움·국내 1위)를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2부 리그이기에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중국에 ‘공한증’을 다시 떠올리게 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부산이 지난해 승격에 성공하면서 올해는 K리그1에서 뛴다.

 부산 산하의 개성고를 졸업한 이동준은 연령별 대표팀을 고루 거치며 착실히 성장해 왔다. 2015년 수원 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에서는 주장으로 팀을 이끌며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173cm, 64kg의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빠른 스피드와 골 결정력을 갖췄다. 숭실대에 다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첫해 8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2018년 23경기에서 4득점하며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23세 이하 대표팀에서는 7경기에서 5골을 기록하고 있다. 이동준은 “마지막 기회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더 투지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7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이란과 2차전을 치른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