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February. 22, 2016 07:14,
Updated February. 22, 2016 07:19
지난해 8월 세상을 떠난 천경자 화백과 고 김남중 전 전일그룹 회장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 등이 “우리 어머니는 천경자”라며 친생자 관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미인도’ 위작(僞作) 시비 등에 휘말린 어머니의 명예를 회복하려면 법적 다툼을 벌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천 화백의 친자라는 공적 증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1일 서울가정법원 등에 따르면 천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63)는 18일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상대로 천 화백과 자신이 친생자 관계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막내 고 김종우 씨의 아들도 아버지가 천 화백과 친생자 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해 달라고 함께 소송을 냈다. 지금까지 김 씨 등은 호적(가족관계등록부)에 천 화백의 법적 자녀로 올라 있지 않다.
천 화백은 대학 시절 만나 결혼한 이형식 씨와 사이에 맏딸 혜선 씨, 장남 남훈 씨 등 1남 1녀를 낳았다. 이후 이혼한 뒤에는 김남중 씨와 만나 차녀 정희 씨와 막내 종우 씨를 뒀다. 김정희 씨는 현재 미국 메릴랜드 주 몽고메리대 미술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세종문고 대표를 지낸 김종우 씨는 천 화백이 미국으로 간 1997년까지 어머니를 모셨지만 2007년 51세의 나이로 작고했다. 두 번째 연인이자 남편이었던 김남중 씨는 당시 다른 여성과 법률상 혼인 상태였다. 따라서 김정희 씨와 고 김종우 씨는 김남중 씨의 호적으로 들어갔고, 호적상 어머니도 김 씨의 법률상 처로 돼 있다.
김정희 씨는 “친생자 관계 확인 소송을 제기한 목적은 여러 가지 유족으로서의 권리행사를 앞두고 공적 증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이 소송이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진실에 가까워지기 위해 꼭 필요한 전제”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친생자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김정희 씨는 미인도가 천 화백이 그린 진품이라 주장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할 계획이다. 또 천 화백에 대한 명예훼손을 이유로 사자(死者) 명예훼손죄로 형사 고소할 예정이다.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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