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January. 06, 2016 08:18,
국내 안경 렌즈시장의 22%를 차지해 국내 2위 업체인 대명광학이 미국의 중견 렌즈 제조업체인 비전이즈에 1335억원에 팔렸다고 한다. 2002년에는 1위 업체 케미그라스가 프랑스 에실로의 국내합작사인 에실로코리아에 팔렸으니 국내 안경 렌즈시장은 점유율 3위 일본 호야와 4위 한미스위스광학까지 모두 외국계가 장악하게 됐다. 세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던 한국의 히든 챔피언 기업들이 외국계에 속속 잠식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1985년 설립된 대명광학은 2012년 무역의 날에 5000만불 수출탑을 받았으며 여성고용률도 높아 대전시가 여성친화기업상을 줄 정도로 잘나가는 기업이었다. 창업주 이경석 대표가 한 인터뷰에서 수익이 나면 바로 재투자를 했다고 말한 대목에서 한 우물을 판 중소기업인의 열정과 집념이 느껴졌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렌즈시장은 선진국 기업들에, 중저가 시장은 중국 베트남 업체들에 잠식당하면서 매출이 2012년을 정점으로 계속 하락세로 돌아섰고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크기에는 경영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 중에는 2세가 경영을 원하지 않는 등 가업상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국내 사업체의 99%, 고용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 대부분이 창업세대 고령화로 30년 이상 돼 2세가 경영을 이어받아야 할 기업들이 많다. 그러나 2세에게 물려주려 해도 세금 폭탄이 두려워 아예 사업을 접는 경우도 많아 국가적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독일이나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은 히든 챔피언을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작년 6월 정부도 향후 5년간 히든 챔피언 기업을 100개 만들겠다고 했지만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알찬 기업들이 나올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어야 한다. 새해 벽두부터 한국경제의 내우외환을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높은데 알짜 중소기업이 미국에 팔렸다는 소식이 씁쓸하다. 경영권상속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계속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잘못된 상속세법부터 시급히 수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