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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수학, 교사 역량에 달렸다

Posted March. 16, 201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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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학생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되고 있는 수학을 즐기는 수학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어제 발표한 수학교육 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 9월 교육과정 개정 고시를 통해 학생들이 학습할 최소한의 성취 기준을 제시하고 과도하게 어려운 내용은 평가하지 않도록 했다. 수학 교육을 대폭 바꾼다는 취지에서 도입되는 조치로 교실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지 주목된다.

수학은 수포자(수학을 아예 포기한 사람이라는 뜻)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과목이다. 2007년 한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생의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은 세계 50개국 중에서 43위였다. 그러나 학업성취도는 높아서 2009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36위를 기록했다. 수학이 싫은데도 억지로 공부한다는 얘기다.

새 방식이 도입되면 수학 수업은 문제풀이보다는 체험과 탐구 위주로 수업을 하고 교사들은 수학 문제의 해답보다는 과정 중심으로 평가하게 된다. 과정 중심 평가는 교사가 수업 중에 학생들의 학습과정, 성취도, 태도를 관찰해 점수를 매기는 것이다. 하지만 과정 중심 평가는 아이들을 문제풀이와 선행학습에서 벗어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교사의 주관이 개입할 소지가 있다. 교사와 학교에 대한 신뢰가 제도 정착의 관건이다. 현재 교사의 역량과 자질로서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부가 수학 수업이나 평가에서 계산기나 소프트웨어(SW) 등 공학적 도구를 도입하는 것에는 찬반양론이 존재한다. 선진국에서는 계산기 사용을 허용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학생들의 계산 능력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는 만큼 이 같은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은 수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익숙해질 뿐이라고 했다. 수학은 입시를 위한 학문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 함양을 위한 도구가 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과도한 학습량을 줄이고 난이도를 낮추는 방향은 옳다. 그러나 국가경쟁력을 위해서 고도의 수학능력을 가진 영재도 필요하다. 일반 학생과 영재를 위한 수학을 분리해 고급 수학 교육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