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허니버터칩 빅 히트의 비밀

Posted December. 04, 2014 05:17,   

ENGLISH

요즘 사람들이 가장 하고 싶은데 가장 하기 어려운 것은? 허니버터칩을 먹으면서 영화 인터스텔라를 아이맥스로 보는 것이라고 한다. 아이맥스 인터스텔라 영화 예약도 힘들지만 허니버터칩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허니버터칩이 9월 처음 출시됐을 때는 두 개 사면 한 개 더 주는 행사까지 했다는데 최근 허니버터칩 먹어봤다는 사람을 볼 수가 없다. 마트에 갔다가 다 허탕 치고 돌아왔다는 얘기만 한다. 허생전 같은 매점매석()이 일어난 것도 아닌데 이런 품귀 현상이 없다.

과자류의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나도 지난주부터 이곳저곳에서 허니버터칩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제조사인 해태가 일부러 생산량을 줄여 품귀 현상을 빚는 신종 상술이 아닌가 의심했다. 해태가 공장을 풀가동하다가 기계가 멈춰 어쩔 수 없이 생산량이 줄었다는 얘기도 들렸다. 어제 해태는 해명을 했다. 강원도 원주 문막 공장에서 3교대 24시간 생산체제를 갖추고 라인을 풀가동했으나 주문량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유행이란 게 구름과 같아서 어떻게 일어나고 흩어지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허니버터칩이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난무하지만 학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일부 인기 연예인들이 SNS 등에서 경쟁적으로 언급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났다는 게 그럴듯해 보인다. 유튜브를 통한 입소문으로 세계적 히트를 친 싸이의 강남스타일 정도는 아니더라도 SNS 시대에 입소문이 무섭다는 걸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다.

올해의 유행상품에 허니버터칩을 추가할 수 있을까. 감자칩이 짠맛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오마는 허니버터칩은 감자칩은 짠맛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파괴했다. 출시 직후 허니버터칩을 먹어본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약간 달콤하고 고소한 감자칩이라고 한다. 과자 이름 그대로 감자칩에 꿀(허니)과 버터를 가미했다. 서양식 감자칩이 한국 사람 입맛에는 너무 짠 게 사실이다. 허니버터칩이 장수 인기 과자가 될 지는 먹어보지 않은 사람이 많아 좀 더 지켜봐야겠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