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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A, 외국지도자 최소 35명 도청

Posted October. 26, 2013 06:53,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했다는 의혹이 터진 지 하루 만인 24일 NSA가 외국 지도자 가운데 최소 35명을 도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미 중앙정보국(CI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이 폭로한 NSA 기밀문건을 토대로 NSA가 외국 정상과 유력 정치인을 일상적으로 도청해 왔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특히 NSA가 도청 대상이 된 외국 정상들의 전화번호는 미국 정부 관료들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가디언이 확보한 문건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집권 2기인 2006년 10월 NSA가 만든 것이다. NSA는 이 문건에서 직원들에게 백악관 국무부 국방부 등 정부기관 고위 관료들을 접촉해 그들이 보유한 롤로덱스(Rolodex회전식 명함정리기)를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문건은 이어 최근 우수 사례로 한 정부 고위 관료로부터 외국 지도자 35명의 전화번호를 포함해 총 200개의 전화번호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화번호를 제공한 고위 관료가 누구인지 그리고 도청 대상자나 전화번호 등은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가디언은 이 문건은 미 관료들도 도청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담 직후 EU 28개 지도자들이 NSA 도청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과 회담을 원하고 있다며 이미 독일과 프랑스가 연내 회담을 미국에 요청한 만큼 진행 상황을 보면서 구체적 계획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