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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관리에 구멍 숭숭 뚫렸다

Posted October. 15, 201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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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탈출해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 2만 5560명 중 796명이 행방불명으로 밝혀졌다. 행방불명된 탈북자 중 689명은 제3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과 구치소 수감자도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과 남한 생활 부적응으로 자살한 사람도 26명이나 된다. 탈북자 관리에 작지 않은 구멍이 뚫려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5년간 한국인의 난민() 신청을 받은 국가가 한국 정부에 지문확인을 요청한 155건 중 126건(81.3%)은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였다. 한국에 살지 않고 제3국으로 이주하기 위한 수단으로 난민제도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국내에 정착했던 탈북자 중 51명은 해외이민의 길을 택했다.

탈북자도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국내에 정착했던 탈북자들이 제3국으로 이주하는 것을 무조건 막을 수는 없다. 하지만 제3국에 비해 후한 탈북자 지원금을 타낸 뒤 그 돈을 고스란히 챙겨 제3국으로 가는 식이라면 곤란하다. 현재 정부는 정착금, 주거지원금, 직업훈련비, 사회복지비용, 교육지원비 등 명목으로 탈북자 1인당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4800만원까지 지급하고 있다. 4인 가족이 모두 성실하게 직업훈련에 임하고 사회복지 혜택을 받는다면 1억 원이 넘는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난민으로 인정받기 위해 한국사회가 탈북자를 정치적으로 박해하고 심각한 사회적 편견으로 차별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해외에서 과장하는 탈북자들도 꽤 있는 모양이다. 위장망명 알선 브로커 조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 탈북자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영국이 최근 한국 정부에 위장 망명자를 데려가라고 요구했다. 캐나다가 한국을 특별 관심국가로 지정해 망명심사를 강화한 것도 탈북자와 관련한 부작용이다.

2003년 이후 10년간 검거한 간첩 49명 가운데 21명(42.9%)이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잠입한 사람들이라는 것도 충격이다. 이들은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 동향을 감시하고 탈북자들을 납치해 북한으로 데려가는 임무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탈북자로 위장한 간첩이 늘어날수록 순수한 탈북자들이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 탈북자 간첩은 국내 요인이나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인사들에 대한 납치나 테러 임무에 이용될 가능성도 높다.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잘 뿌리를 내려야 훗날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남북 사회를 잇는 가교가 될 수 있다. 2만 5000여 탈북자들을 아우르는 작은 통일 조차 이루지 못하면서 7500만 한민족이 하나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