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확보와 소통 강화.
경제전문가들은 현 정부 경제부처 수장()들에게 개별 정책에 대한 구체적 조언보다는 장관기관장으로서 가져야 할 근본적인 자질을 먼저 배양해야 한다는 주문을 강하게 했다. 특히 경제팀 전체의 수장격인 현오석 부총리는 경제부처의 컨트롤타워에 걸맞은 통솔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현 부총리에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리더에게 요구하는 통상적인 주문만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무색무취하다, 존재감이 없다는 등 그동안 현 부총리가 받아온 세간의 인상평과 더 관련이 깊다는 것. 익명을 원한 한 전문가는 지금은 경제상황이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인 만큼 (반대 세력의) 팔을 비틀어서라도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며 규제완화 등 대책들이 좀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국회 관계에서도 더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정부의 경제정책이 번번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좌초되거나 반대로 경제민주화 등이 과잉 입법되는 현상을 부총리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는 뜻이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처 간 협의는 물론이고 정부 대책의 핵심이 입법과정에서 유지되도록 국회에 대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총재에 대해서는 시장과 불통()하는 독불장군 이미지를 벗어나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좀더 많은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각종 간담회나 기자회견 등에서 모호한 어법을 피하고 명료한 방식으로 의사전달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다만 통화정책이나 금리운용 방향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노 위원장과 신 위원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조언이 더 많았다. 특히 노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의 정의와 한계를 명확히 한 뒤 정책을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을 많이 받았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연구실장은 재벌규제를 위해 경제민주화 정책을 펴서는 안 되고 경쟁의 활성화를 위해 공정거래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불합리와 과잉으로 치닫고 있는 국회의 공정거래법 개정 움직임부터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위원장은 관료 수장으로서의 자질이나 리더십보다도 최근 관치()금융 논란의 수습, 금융공기업의 개혁 등에 대한 주문을 더 많이 받았다. 전문가들은 신 위원장은 관치 주의자라는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거나 국민들이 금융족()을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제팀 리더십 평가를 감수한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부 교수는 의견수렴과 소통을 통해 창의적인 발상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