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중과 대원중 입시비리의 후속조치로 서울시교육청이 2015학년도부터 국제중 신입생 전원을 추첨 선발하는 국제중 입학전형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주관적 채점 시비가 일어났던 자기개발계획서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생활통지표 평가를 모두 없애고 일반전형은 일괄 추첨, 사회통합 전형(과거 사회적 배려자전형)은 단계적 추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대로 하면 국제중 입시가 로또 입시라는 말을 듣게 될 판이다.
외국인들이 기이하게 여기는 것이 우리나라 사립초등학교의 추첨제도다. 제비뽑기 결과에 따라 엄마와 어린아이가 울고 웃는다. 하물며 국제중은 글로벌 인재양성을 목적으로 국어 등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영어로 수업하는 특수목적학교다. 이런 특목중의 설립취지와 학생들의 수학능력을 감안하지 않고 지원자를 추첨 선발한다는 발상은 터무니없다. 서울시교육청은 국제중의 설립취지는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게 아니라 잠재력이 있는 학생을 선발해 우수인재로 길러내는 것이라고 강변한다. 문제를 일시적으로 잠재우기 위한 편법일 뿐 설득력이 없다.
돈을 받거나 학생 성적을 조작해 입학시키는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관련자는 엄벌하는 게 마땅하다. 이번 영훈 국제중 입시비리도 교육청 감사와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사법처리하면 된다. 일부 국제중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설립취지를 무시하고 제비뽑기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격이다.
국제중에 대한 과열도 따지고 보면 평준화제도에 만족하지 못하고 수준 높은 교육, 차별화된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의 수요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 눈을 감고 획일적 교육시스템만을 강요하면 부유층을 중심으로 학생들은 한국을 떠날 것이다. 이들을 한국에 붙잡아두고 외국 학생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국제학교는 필요하다. 국경이 무너진 지 오래인 글로벌 시대에 교육만 한국 시장에 매몰돼서야 되겠는가.
문제가 국제중이 아니라 입시부정이라면 해법()도 입시부정의 재발을 막는데서 찾아야 한다. 추첨 선발은 올바른 입시전형이 아닐뿐더러 국제중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수단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할 빌미를 제공할 뿐이다. 문용린 교육감은 국제중 폐지에 반대한다고만 하지 말고 국제중의 기형적 추첨 선발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