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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에 10cm 자란 꽃제비 진혁이

Posted May. 06, 201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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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제비 김진혁 군은 영하 20도를 밑도는 살인적 추위에 노숙하고 구걸하면서도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사람들이 먹다 버린 뼈다귀로 허기를 채우고 쓰레기통에서 찾아낸 무 껍질로 연명했다. 진혁 군은 구걸하다 얻어맞아 머리 한 가운데 동전만한 흉터가 2개 있다. 그의 처절한 탈북과정은 올해 초 동아일보 종합편성TV 채널A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일본에도 소개돼 열도()에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가면 고기와 오이를 먹고 싶다던 진혁 군은 탈북자정착시설 하나원 교육을 거쳐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나 8세가 된 진혁 군 에게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키가 무려 10cm 이상 자랐다. 생계를 위해 가족을 버린 어머니,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아버지의 트라우마를 훌훌 떨쳐버린 듯 밝고 명랑한 어린이로 커나가고 있다. 5일은 한국에 와 처음으로 맞는 행복한 어린이 날이었다.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결과에 따르면 만 11세 남아의 경우 남한 어린이가 144cm, 39kg인데 비해 북한 어린이는 125cm, 23kg이라고 한다. 키는 19cm 작고 몸무게는 16kg 적다. 세계식량계획(WFP) 조사로는 5세 미만 북한 영유아의 27.9%인 47만5868명이 발육부진이다. 이대로 가면 같은 민족이지만 인종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남과 북에서 달라진 진혁이의 모습은 통일 한국의 미래인 북한 어린이들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엄중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진혁이는 그나마 국경지대에 살아 탈북이라도 했지만 북한 전역에서는 대부분 어린이들은 굶기를 밥 먹듯 하고 있다. 주민 세 명 중 한명이 제대로 먹고 입지 못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그들이 내세우는 김일성 민족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에 수억 달러씩 물 쓰듯 하고 김정은의 식품창고에는 수백만원짜리 와인과 상어지느러미, 철갑상어알 같은 산해진미가 쌓여 있다.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신뢰프로세스 가동을 위해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대북() 영유아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변하지 않는 한 그런 지원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통일이 되면 북한의 아이들도 모두 대한민국의 국민이 될 것이다. 우리가 북한을 설득해 구호의 손길을 뻗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