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의 쇠구슬 피격사건은 한국인의 대중() 감정이 크게 악화되고, 중국에서는 한국 반응이 지나치게 격렬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민감한 상황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누가 왜 쐈을까이다. 시점이 미묘하다. 사건 발생 추정시간은 한국시간 오후 1시 반2시 반. 공교롭게도 서울의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대한민국 재향경우회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이 규탄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이런 내용이 실시간으로 중국에 전해졌고 이에 격분한 중국인이 주중 한국대사관을 공격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9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유권을 둘러싼 중-일 양국의 대립 때도 톈진()의 한 일본인학교에 정체불명의 은색 쇠구슬 세 발이 발사돼 학교의 창문이 깨지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한국대사관 정문 앞쪽 고층 건물에서 쇠구슬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쇠구슬에 피격당한 곳은 대사관 본관 우측에 위치한 경제동 1층 남쪽의 직원 휴게실이다. 휴게실 밖에는 56m 화단과 도로를 두고 다시 2층짜리 부속건물이 있다. 지면에서 각도로 볼 때 대사관 안에서 쐈거나 대사관 길 건너 5층 건물, 또는 약 200m 떨어진 곳에 있는 힐튼호텔에서 발사할 수밖에 없다.
무엇을 이용해 쇠구슬을 쐈는지도 사건 성격을 규정하는 중요 항목이다. 중국 공안은 일단은 새총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소리가 나지 않았으며 유리창 바깥 2m 지점에서 발견된 새끼손톱 크기의 쇠구슬이 유리를 관통하지 못했고 일반 공기총에서 쓰이는 것과는 달리 원형이기 때문이다. 또 총소리를 들은 사람이 없다.
하지만 두꺼운 강화 유리에 구멍이 날 정도로 파괴력이 컸으며, 공기총은 총성이 그리 크지 않으므로 사냥용 공기총일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