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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돈 받고 법 만드니 국민이 등 돌리지

Posted October. 06, 2011 08:24,   

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불법 후원금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어제 국회의원 6명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민주당 최규식 의원만 형 확정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500만 벌금형을 받았을 뿐 민주당 강기정, 한나라당 권경식 유정현 조진형,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에 대해서는 90만 원 벌금형 또는 선고유예에 그쳐 봐주기 판결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들을 상대로 입법로비를 벌인 혐의로 기소된 청목회 간부 3명이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받은 것과도 대비된다.

청목회 사건은 2009년 청원경찰 처우 개선과 관련한 청원경찰법 개정을 위해 청목회가 국회의원 38명에게 3억830만 원의 불법 후원금을 제공한 것을 말한다. 청목회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소액의 후원금을 전달한 것으로 위장했으나 검찰 수사 결과 청목회가 조직적으로 간여했음이 드러났다. 정치자금법은 정치자금의 경우 개인의 소액 기부 외에 법인이나 단체의 기부를 금지하고 있다. 해당 의원들은 단체의 기부인줄 몰랐다거나 로비의 대가로 입법을 해주진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들의 후원금 수수가 입법로비와 전혀 무관하지 않은 불법으로 본 것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이나, 불법 청탁을 받고 법을 만들어준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국회의원들은 부끄러워하거나 반성할 줄 모른다. 오히려 정치자금 수수를 용이하게 하는 한편 청목회 사건 관련 의원들에 대한 법적 처벌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현행 정치자금법을 뜯어고치려는 시도를 서슴지 않았다. 검찰 수사에 대응해 검찰의 권한을 위축시키는 방향으로 손을 보겠다는 으름장도 놓았다.

우리의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익과 행복보다는 자신들의 잇속을 차리고 금배지를 연장하는 데 더 관심을 쏟는다. 당연히 국민 속에 존재해야 할 그들의 의식이 자신들의 속물적 삶 속에 머물다보니 정상배, 샐러리 정치인, 4년짜리 계약직 정치인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국민이 정치에 등을 돌리는 것도 이런 행태와 무관하지 않다. 몇 년 째 지속된 박근혜 대세론이 어느 날 갑자기 부각된 안철수 현상에 의해 일거에 무너진 것이나, 60년 전통의 제1야당 민주당이 정치에 뛰어든 지 1개월밖에 안된 좌파 시민운동가 박원순 씨한테 판정패당한 것도 정치와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혐오가 누적된 결과다. 정치권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