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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사 삼국지

Posted July. 26, 2011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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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콘서트를 직접 보고 나니 일본에서의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열기가 단기현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더군요. KB자산운용 자산운용2팀은 6월 자비 수백만 원을 들여 일본 도쿄 요요기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소녀시대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후 KB자산운용의 대표펀드인 KB밸류포커스 펀드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투자비중이 10% 이상으로 확대됐다. 최웅필 자산운용2팀장은 콘서트를 끌고 가는 가수들의 퍼포먼스, 관중 동원 능력, 현장에서의 캐릭터 상품 판매 등을 보고 한동안 케이팝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케이팝의 인기를 등에 업고 SM, JYP, YG엔터테인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주식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맏형 SM이 앞서고 있는 가운데 JYP, YG가 바짝 뒤따르면서 엔터테인먼트 삼국지 시대를 연출하고 있다. SM은 2000년 일찌감치 상장됐고, JYP도 올해 초 제이튠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YG도 지난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등 한류의 중심에 있는 3사의 주가 대결이 흥미롭게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돌을 중심으로 국내 음반계를 주름잡는 3사이지만 각사의 색채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SM은 보아에서 동방신기에 이르기까지 한류를 이끈 원조로, 일본에 일찌감치 진출해 활동 무대를 닦아놓았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 등 소속 가수의 경쟁력도 높다는 평가가 많다. 삼성증권 공태현 연구원은 스타 그룹을 여럿 보유하고 있어 한 그룹이 설사 해체를 하더라도 다른 아이돌 그룹이 충분히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 SM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매출 등 실적도 두 경쟁사를 앞선다. SM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4억 원, 257억 원. 또 수익구조가 다양하다. 노래방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경북 문경에 한류스타 콘텐츠를 제공하는 영상문화관광 복합단지 개발에 나서는 등 스타+종합 관광레저산업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빅뱅, 2NE1 등 두 그룹을 주축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YG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47억 원, 103억 원에 이른다. SM보다 대표 가수는 적지만 탄탄한 음원수익으로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SK증권 이현정 연구원은 다른 그룹과는 달리 개성 있는 음악 스타일을 선보이면서 음원 수익 등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JYP는 지난해 매출이 317억 원으로 SM이나 YG보다 작다. 하지만 남성그룹 2PM과 2AM, 여성그룹 원더걸스와 miss A 등 다양한 간판 그룹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SK텔레콤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가 2대 주주(25.45%)가 되는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대중의 높은 관심에도 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증시에서 찬밥 취급을 받아왔다. 실적도 들쑥날쑥했고, 데뷔와 해체 등 호재와 악재에 따라 주가가 큰 폭으로 변동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빅3는 꾸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데다 해외 케이팝 열풍을 주도하면서 성장성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윤정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