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페라리 디자인 공모 한국 대학생들 일냈다

Posted July. 21, 2011 03:09,   

대학을 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자동차, 정확히 말하면 스포츠카의 대명사인 페라리 때문이었다.

남들과 달리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거부했던 안드레 씨(25)는 2005년 자동차 잡지에 실린 페라리 월드 디자인 공모전 기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학교를 대상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일단 대학을 진학해야 했다. 대안학교를 나온 탓에 중고등학교 졸업장이 없어 2006년 중고등학교 검정고시를 연이어 통과했다. 2007년 수능 준비를 거쳐 2008년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올해 2월, 지도교수인 정주현 교수가 믿을 수 없는 말을 건넸다.

페라리 월드 디자인 공모전 참가 학교에 우리학교가 포함됐다. 너도 한번 해보지 않겠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무조건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 후배인 김청주, 이상석 씨와 함께 팀을 꾸려 5개월 동안 작업실에서 살다시피 했다. 안 씨는 최종 마감일인 15일까지 페라리 공모전을 제외한 다른 것은 모두 잊고 살았다고 했다.

페라리 브랜드 고유의 성능과 우아함을 유지하면서 최신 기술과 재료를 이용해 미래의 페라리를 디자인하는 것이 이번 공모전의 과제였다. 공모전의 총괄은 안 씨가,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은 김 씨가, 3차원(3D) 모델링은 이 씨가 각각 맡아 작업을 진행했다. 안 씨는 무조건 디자인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제출한 디자인대로 차량을 생산했을 때 가장 작업 시간이 적게 들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법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점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1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페라리 본사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안 씨의 팀은 주어진 소프트웨어를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오토데스크 디자인 어워드 특별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유명 디자인 학교 학생 200여개 팀과의 경쟁에서 상을 하나 탄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생각했을 무렵, 시상식 마지막에 그의 이름이 호명됐다. 대상. 페라리는 페라리의 전통에 대한 최고의 해석과 함께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었다며 그의 작품을 칭찬했다.

대상 수상으로 안 씨는 9월부터 페라리 디자인 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안 씨는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왔던 공모전에서 수상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면서도 인턴으로도 좋은 활약을 보여 최종적으로 페라리 디자인 팀에서 정식 직원으로 근무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