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승부조작에 관여하는 국제 자금이 있는 것 같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은 15일 국제축구연맹(FIFA)이 승부조작에 관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국제 자금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승부조작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조직인 FIFA 안전국 국장으로부터 이 같은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 이튼 국장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서 오랫동안 범죄 수사를 다룬 인물로 유럽 및 전 세계에서 벌어진 축구 승부조작 조사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이튼 국장은 FIFA와 한국의 승부조작 방지 공조 체제를 갖추기 위해 방한했다.
조 회장은 이튼 국장으로부터 이 같은 자금을 운영하는 조직이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최근 남아메리카로 활동 무대를 옮겨 가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자금의 규모와 조직의 성격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이 실재한다면 한국에서 벌어진 승부조작에 관여했는지도 주요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조직이 남미로 근거지를 옮겼다면 최근 유럽과 한국 및 중국에서 승부조작 수사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FIFA는 승부조작을 없애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가디언 인터넷판은 최근 승부조작단의 근거지가 아시아라고 주장했다. 또 FIFA의 주목적이 아시아 승부조작단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승부조작 조직이 유럽 축구에도 마수를 뻗쳐 온갖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것. 그동안 동남아시아의 도박 조직이 인근 국가의 승부조작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심심찮게 들려 왔다. 그러나 유럽에까지 손을 뻗쳤다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그리스 터키 이탈리아 핀란드 등에서 전방위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는 승부조작은 FIFA로 하여금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고 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팬들이 축구 경기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면 축구는 붕괴될 수 있다며 강력한 제재 방침을 밝혔다. FIFA는 인터폴과 공조해 앞으로 10년 동안 승부조작 근절을 위해 2000만 달러(약 200억 원)를 쏟아 부을 예정이다.
최근 유럽 축구에서 드러난 승부조작은 심각한 지경이다. 독일 축구 고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20개국 300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6월 말 2개 구단 구단주 등 60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유럽에서의 승부조작은 그동안 각국의 하부리그에서 저질러져 왔으나 최근에는 1부 리그는 물론이고 꿈의 무대로 불리는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무대에까지 침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국가대표팀 경기들까지 승부조작 의심을 받고 있는 것. 6월 2일 치러진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의 친선경기도 의심을 받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1-4로 졌다. 승부조작의 유혹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퍼져 나가고 있다.
한편 인터폴은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기간에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승부조작 관련 수사를 벌여 한 달간 5000명을 구속하고 275억 원의 현금을 압수했으며 여러 곳의 도박장을 폐쇄했다. 이들이 굴린 도박자금은 2조 원대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