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하지만 어떻게 될지 누가 아나요.
전국에 하루 종일 봄비가 내린 7일 시민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기상청 등 관계기관은 이날 비에 섞인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무해할 정도로 극소량이라고 밝혔지만 시민의 불안감은 여전했다. 일부 시민은 아예 외출을 포기하고 집에 머물렀으며 상당수 학교가 휴교령을 내리기도 했다.
휴교 휴강 휴가 잇따라
상당수 학교에서는 학생의 피해를 막기 위해 하루 동안 휴교조치를 내렸다. 경기도내 98개 초중학교와 유치원은 이날 하루를 임시공휴일로 정해 수업을 하지 않았다. 또 34곳은 단축수업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휴교령은 내리지 않았지만 각급 학교에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손 씻기를 지도하라는 긴급 공문을 내려 보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시교육청에 전화를 걸어 내 아이가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비에 노출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전체 학교가 휴교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도 교수 재량에 따라 휴강이 속출했다. 숙명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신모 씨(30여)는 교수님이 먼저 휴강을 제안했다며 일부 해외 출신 교수는 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기업에서도 이날 하루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직원이 늘었다. 또 직원들이 비를 피하기 위해 평소 이용하지 않던 승용차를 몰고 나오면서 서울 도심에서는 오전 내내 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졌다.
임신 7개월째인 박모 씨(26는 일본 원전 사고가 발생한 후 비가 내릴 때마다 신경이 예민해진다며 오늘은 아예 연차휴가를 내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신부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도 이날 (임신) 6개월째인데 출근길에 비를 몇 방울 맞았다 겨울에도 안 끼던 장갑을 끼고 외출했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학교는 보냈지만
휴교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일부 학교 학부모들은 직접 승용차로 자녀를 등교시키기도 했다.
딸이 서울 종로구 숭인2동 숭신초등학교 1학년인 한모 씨(45)는 집과 학교가 걸어서 10분도 채 되지 않지만 오늘만큼은 비를 맞지 않도록 차로 직접 데려다줬다며 우산 대신 마스크와 우비도 챙겨줬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에게 장화를 신겨 학교에 보낸 김모 씨(38여)는 내리는 비만 안 맞으면 되는 게 아니라 땅에 고인 빗물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아니냐며 오늘 비가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동네 시장에서 장화를 사서 신겨 보냈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도에서 수학여행 중인 서울 모 학교는 수학여행 스케줄을 취소하고 실내에서 다른 강연으로 대체했다. 이 학교 학부모 서모 씨(45여)는 걱정이 돼 연락을 했더니 학교에서 실내수업을 하니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비상 걸린 남부지방
일본과 가장 가까운 제주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주민의 불안감이 더 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제주방사능측정소가 6일 오후 8시부터 7일 오전 3시까지 내린 빗물을 분석한 결과 방사성 요오드, 세슘137, 세슘134가 L당 각각 최고 2.77, 0.988, 1.010베크렐(Bq)이 검출됐다. 인체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지만 4일 채취한 빗물에서 나온 요오드 0.357Bq에 비해 7.8배가량 높아진 것.
이에 따라 제주도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과 공동으로 농산물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넙치 등 육상양식장에 대해서는 바닷물 대신 지하에서 뽑아 올린 해수를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밖에서 건조하고 있는 어류 등을 모두 실내에서 보관하도록 했다. 농민들도 이날 브로콜리 풋마늘 쪽파 등의 수확을 긴급 중단했다. 목장에서는 방목 중인 소와 말 등을 축사로 대피시키고 급수장을 일시 폐쇄 조치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