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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손해 볼것 없어 잘된 협상 야안보지원 받고 굴욕 협상

여손해 볼것 없어 잘된 협상 야안보지원 받고 굴욕 협상

Posted December. 06, 201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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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협상 결과를 발표하자 정치권의 평가는 평행선을 달렸다. 타결안을 놓고 곳곳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이 벌어졌다. 특히 자동차 분야의 협상에 대해 한나라당은 손해 볼 게 없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야당은 미국의 요구를 모두 들어준 불평등 협상이라며 날을 세웠다. 향후 한미 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처리과정을 앞두고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여야 반응 하늘과 땅

이날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와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동차 분야 협상 결과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 부각했다.

김 원내대표는 올해 (국산차의) 미국 수출량은 93만 대를 예상하는 데 반해 (미국 차의) 수입은 1만 대 정도로 100분의 1 수준이라며 수출 차종과 수입 차종이 완전히 다른 그레이드(등급)이기 때문에 (국산차의) 미국 시장이 계속 신장하기 위해선 이런 정도로 협상하는 것이 아주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야당이 주장하듯 추가협상 결과가) 굴욕도 아니고 미국시장 규제가 자유무역이긴 하나 아주 무서운 면이 있기 때문에 (무역 보복적 성격의) 제2의 도요타 사태를 안 당하기 위해서는 아주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청 수뇌부도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9인 회동을 열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한미 FTA를 통해 한미동맹 관계의 기반이 더욱 공고해 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임채민 총리실장이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추가협상 결과를 보고하려고 국회를 방문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연평도 포격 사태로 국민의 마음이 불안하고 미국의 안보지원을 받고 있어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협상이 된 것 아니냐고 말한 뒤 보고받는 것을 거부했다.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북한의 대포 소리를 이용해 일방적인 대미 퍼주기 굴욕협상을 성공시킨 이명박 정부는 국민 앞에 사죄하고 전면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재협상에 나섰고 실패한 김종훈 본부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을 처리하려 한다면 정당, 시민단체와 함께 전면적 비준거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비준안 처리 난항 예상

새 비준안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와 본회의에서 각각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수가 찬성해야 통과된다. 외통위의 경우 재적 의원 28명 중 과반수인 18명이 한나라당 소속이라 단독 처리에 나설 경우 통과는 가능하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외통위에서 기존 비준안이 통과될 때처럼 민주당 등 야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표결을 막을 경우 비준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된다. 당시 여야 의원들 간의 몸싸움 끝에 한나라당은 단독으로 비준안을 통과시켰다.

한나라당 소속인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외통위에서 추가협상의 내용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하고 국민 여론도 수렴해야 한다며 상대국인 미국 의회의 반응도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준안이 외통위를 통과하면 일반적인 법률안과 달리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회의에 상정된다.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298명 중 과반수인 150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는데, 한나라당이 171석의 의석을 갖고 있어 단독으로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장에서도 민주당 등 야당이 표결을 실력으로 저지하려 할 경우 비준안 통과에 시일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명건 조수진 gun43@donga.com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