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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충전해 140km 주행 세계 최고 수준

Posted September. 10, 20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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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만든 최초의 양산용 고속 전기차가 9일 공개됐다. 블루온(Blue On). 현대차와 43개 국내 자동차 부품사가 협력해 만들었다.

블루온은 13.1초 만에 최고 130km/h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고속 전기차로, 1번 충전하면 최고 140km의 거리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일본 미츠비시사()가 지난해 만든 아이미브(i-MiEV)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개발된 양산 전기차이지만, 주행거리, 충전시간, 모터출력 등 아이미브보다 우월하다는 평가다.

세계 두 번째 개발, 사양은 세계 최고

정부는 9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속 전기차 1호차 출시식을 가졌다. 이날 공개된 블루온은 현대차의 소형차 i10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현재 순수한 의미의 양산 전기차를 만드는 데 성공한 나라는 일본과 한국뿐이다. 블루온과 아이미브는 둘 다 16.4kWh 용량의 동급 배터리를 쓴다. 하지만 모터출력은 블루온이 61, 아이미브가 47로 블루온이 월등하다. 이 때문에 시속 100km를 내는데 걸리는 시간도 아이미브(16.3초)에 비해 3.2초나 짧다. 그러면서도 한번 충전을 통해 갈 수 있는 주행거리는 아이미브(130km)보다 10km 더 길다. 반면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완속 6시간, 급속 25분으로 아이미브보다 각각 1시간, 5분씩 단축됐다.

중소중견기업 대거 참여

정부는 작년 10월 전기자동차 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2011년까지 양산용 전기차를 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운 이후 민간과 절반씩 총 220억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조성해 블루온을 개발해왔다.

지경부는 블루온 개발에는 현대차를 비롯해 9개 자동차 부품 대기업과 34개 중소중견 기업이 참여했다며 90%의 핵심 부품이 국산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블루온이 성공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해당 기술을 중형전기차 개발에도 응용, 당초 2017년 양산 계획이던 중형전기차를 2014년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지경부 조석 성장동력실장은 2020년까지 배터리 가격을 5분의 1로 낮추고 주행거리는 300km로 늘리는 게 정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일반 소비자 언제부터 탈까

정부는 일단 이번에 개발된 블루온을 내년부터 본격 양산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일반 가솔린차와의 가격차 절반을 20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해 타고 다닐 때까지는 23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이 적어 가격이 동급 가솔린차 대비 최대 4000만 원 이상 비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달 기름값이 13만원이 드는 일반 승용차를 기준으로 할 경우, 동급 전기차의 충전비는 월 1만8000원에 불과할 전망이어서 유지비 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

이날 직접 블루온을 타고 청와대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본 이 대통령은 어느 날 우리가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제품들이 (개발하기에) 시기적으로 이르다고 할 때 오히려 시의적절했고, 다음을 기하게 되면 늦어졌다며 빠르다고 하는 것이 시기가 맞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전기차는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 상호 보완하고 협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2015년 국내 신형 소형차 시장의 10%, 2020년 국내 승용차 시장의 20%를 전기차로 대체해 총 100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임우선 김승련 imsun@donga.com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