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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키나와 미군기지

Posted April. 28, 2010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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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섬은 일본 본토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다. 오키나와의 중심도시 나하에서 도쿄까지의 거리가 1556km인데 비해 서울까지는 1306km, 마닐라는 1454km, 타이페이는 657km로 더 가깝다. 오키나와는 1945년 미군에 점령됐다가 1972년 일본에 반환됐지만 당시 건설됐던 미군기지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주일() 미군기지 52개 중 33개가 오키나와에 있다. 오키나와의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미국은 이곳을 태평양의 종석(key stone)이라고 부른다.

일본 본토의 미군과 달리 오키나와 주둔 미군은 일본 방위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아태) 지역 방위까지 책임을 진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1차 발진기지도 오키나와다. 최첨단 항공기들이 배치된 카데나 공군기지에서 볼 때 서울은 작전 반경 1시간 이내에 들어있다. 신속 기동대로 불리는 1만8000명의 미 해병대는 648시간 사이에 아태지역 어느 곳에나 전투 투입이 가능하다. 미국 본토에서 해병대가 투입되려면 21일이 걸린다. 해병대는 한반도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오키나와 주둔 미군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유다.

오키나와 중남부에 있는 후텐마 기지는 오키나와 주둔 미 해병대의 항공 거점이지만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에 둘러싸여 주민의 원성이 크다. 미국과 일본은 2006년 후텐마 기지를 오카나와 북동부의 슈와브 미군기지로 옮기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새로 등장한 일본 민주당 정권이 선거공약으로 오키나와 밖 이전을 약속함으로써 갈등이 불거졌다.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5월 말까지를 시한으로 안보국익과 정치적 이익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 고민 중이다.

일본은 중국을 의식해 오키나와에 자위대를 증강 배치하고 있다. 만약 오키나와에서 미 해병대가 빠진다면 미국의 한반도 등 아태지역 방위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뿐 아니라 일본에도 큰 손실이 될 수 있다. 북의 소행으로 좁혀지고 있는 천안함 사태는 일본에도 강 건너 불이 아니다. 북의 핵과 미사일만 위협적인 게 아니라 앞으로는 일본의 바다 밑도 조심해야 할 판이다. 일본 정부는 후텐마 기지를 대북() 안보 억지력 차원에서 다시 바라봐야 한다.오키나와에서

이 진 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