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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김정일 만날 준비 항상 돼있어 연내 안만날 이유 없다

이대통령 김정일 만날 준비 항상 돼있어 연내 안만날 이유 없다

Posted January. 30, 201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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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되어 있다.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될 상황이 되면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가 없다."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방송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유익한 대화를 해야 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제조건을 달긴 했지만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과 관련해 연내라는 시기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회담 장소가) 굳이 서울이 아니어도 된다는 그런 융통성을 갖고 있다고 했던 이 대통령이 이번에 시기 문제까지 거론함으로써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지난해 10월 임태희 노동부 장관과 북한 노동당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싱가포르 접촉, 통일부와 통전부의 공식 라인에 의한 11월 접촉 이후 남북 간에 어떤 형태의 물밑접촉이 이뤄지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그러나 집권 3년차를 맞은 이명박 정부의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읽게 해주는 징후들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여권 핵심에선 정상회담 장소로 개성이 유력하다거나 이르면 올 상반기에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 간 물밑접촉 여부에 대해 아닌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늘 동 트기 전이 제일 어둡다고 말했다. 임태희 채널이 폐쇄된 상태에서 통일부-통전부 간 개성공단 실무협상 라인 외에 지난달 부임한 류우익 주중대사(초대 대통령실장)의 역할을 주목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정상회담 성사의 관건은 역시 콘텐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지방선거 및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의 시기적 변수가 많지만 북핵 문제와 국군포로 및 납북자 송환 문제 등의 의제 합의가 더 본질적이라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BBC 인터뷰에서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이는 질문에 그 항목이 없었기 때문이지 그 문제를 제외하겠다는 게 아니라고 배석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이명박 정부는 종전의 두 차례 정상회담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이동관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남북관계는 과거 우리끼리라는 편협한 틀에서 벗어나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적 관계로 패러다임 시프트가 이뤄져야 하고 또 그 방향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BBC 인터뷰에서 북한의 서해안 포 사격과 관련해 강력히 6자회담 참가요구를 받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으며 다소간 남북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고 본다며 그러나 이는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극한 상황에 처했다거나 혹은 붕괴 직전에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는 해야겠지만 지금 북한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정용관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