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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운찬 박근혜, 세종시 해법 진지하게 논의해보라

[사설] 정운찬 박근혜, 세종시 해법 진지하게 논의해보라

Posted October. 31, 20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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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국무총리는 그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를 한번 만나서 정말 무엇을 생각하는지 듣고 (차후) 정리되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상당히 동의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는 정치적 신뢰 문제 이전에 막중한 국가 대사()라는데 이론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원안을 고수하겠다는 박 전 대표의 제동에 누구보다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한나라당 내에 박 전 대표를 그림자처럼 따르는 친박 의원이 50 여명에 이르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박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지 않고는 세종시 관련 법 개정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정 총리의 박 전 대표 설득은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 반응을 보면 정 총리가 박 전 대표를 만나는 것부터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세종시 문제는 이미 국회에서 법으로 결정 난 사안이고, 박 전 대표는 이미 자신의 태도를 분명하게 밝힌 만큼 설득 운운하는 건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게 박 전 대표 측의 반응이다. 박 전 대표는 수없이 토의했고, 선거 때마다 수없이 많은 약속을 한 사안이라며 원안을 지키고, 필요하다면 플러스 알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치는 신뢰인데, 신뢰가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면서 당의 존립에 관한 문제라는 말도 했다.

2005년 3월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할 당시 그가 한나라당 대표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더구나 원칙을 중시하는 박 전 대표이기에 자신의 말과 약속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고 싶을 것이다. 문제는 세종시 문제를 원안 플러스 알파로 못박는 것이 진정 국익인가 하는데 대한 이 시점의 고뇌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세종시 건설이 국가 백년대계()가 아니라 정략()에 의해 태어난 것임은 박 전 대표도 잘 알 것이다. 박 전 대표가 주장하는 국민과의 약속이나 정치적 신뢰도 중요하지만, 국정의 효율성과 대한민국의 미래는 더 중요한 가치이다. 세종시 원안이 초래할 국정의 혼란과 비효율이 빤히 보이는데도 약속만을 앞세우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

따지고 보면 박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를 촉발시킨 당사자 중 한사람으로서 무작정 정 총리와의 만남을 거부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서로 만나 얘기를 나누다보면 원칙과 국익 사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