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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외국인 차별

Posted October. 31, 200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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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폐막된 제8차 세계한상()대회에는 세계 4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재외동포 경제인 3500여명이 참가해 국내 기업들과 함께 한민족의 국제경쟁력을 높여나가기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성사된 수출계약은 79건, 7373만 5500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다. 낯선 이국 땅에서 차별과 어려움을 견디며 입지를 다진 동포 경제인들이 모국에서 함께 모여 공생의 지혜를 나눈 자리였다.

해외에 진출한 한국인 못지않게 지금 국내에는 많은 외국인이 살고 있다. 행정안전부 조사결과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올해 5월 현재 110만 6884명에 이른다. 지난해 보다 24% 늘었다. 올해 9월 현재 인천공항을 통해 뜨고 내리는 국제선 비행기만도 하루 평균 265대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특별기를 제외하면 평양에서 베이징 선양 블라디보스톡을 각각 오가는 고려항공과, 평양과 베이징을 왕복하는 중국국제항공이 노선 당 1주일에 2대씩, 하루 평균 1,2대 꼴로 이착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하는 동안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가 개방경제를 선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하지만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의 태도는 글로벌화된 경제에 걸맞게 개방적이지 못하다. 법무부가 (주)월드리서치에 의뢰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35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 국적취득자의 66.9%는 한국사회가 외국인에게 차별적이라고 답했다. 지난달엔 버스에서 국내 대학에서 연구교수로 재직중인 인도인에게 욕설과 함께 더럽다냄새난다는 말을 내뱉은 취객이 형법상 모욕혐의로 약식 기소되기도 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차별금지를 명문화한 인종차별금지법안을 만들겠다고 의원입법 예고를 했다. 그러나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우리가 국내에 와있는 외국인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세계 각국에 진출한 한국인들을 외국이 차별 없이 대해줄 것을 바란다면 너무 이기적으로 비칠 것이다. 국내에서든 외국에 나가서든 국적 인종 직업을 불문하고 외국인들을 우리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할 때 대한민국의 국격()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다.

박 성 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